[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에도 5% 내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물가 경로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일 오전 한은 본관 15층 회의실에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됐으나 전기료 인상, 한파에 따른 농축수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전월보다 다소 높아졌는데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은 공업제품(석유류·가공식품 제외)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음에도 외식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는 이달에도 5% 내외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도 했다.
한은에 따르면 중국 방역 정책 완화 이후 예상보다 경제활동이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리오프닝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경우 수요 증대로 국제 원자재 가격에 대한 상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5.0%)보다 0.2%포인트(p) 높은 수치다.
물가 상승세가 확대된 데에는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8.3% 급등해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4·7·10월에 이어 올해 첫 달에도 전기요금이 인상된 여파다.
특히 빵(14.8%)과 스낵과자(14.0%), 커피(17.5%) 등이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한파의 영향으로 1.1% 올랐다. 농산물의 경우 0.2% 하락해 전월(-1.6%)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5.5% 올라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월 물가가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된 데는 전기료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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