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정찰 풍선' 격추한 미국에 불만과 항의 제기
[매일일보 이진하자] 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 풍선을 해상에서 격추한 후 잔해를 수거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불만과 항의를 제기했다. 만약 중국의 주장과 달리 미국이 수거한 잔해를 분석한 결과 정찰 목적이 드러날 경우 미중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가 미국이 중국의 기구 비행선을 공격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 것에 강한 불만과 항의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 측에 해당 기구가 민간 비행선이며, 불가항력의 상황으로 예정된 항로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점을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말했다.
고위당국자는 중국의 주장에 "거짓"이라며 풍선이 미국의 민감함 군사시설 다수가 위치한 지역을 지나갔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다른 풍선이 최근 중남미에서 발견됐으며, 지난 몇 년 아시아와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포착된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이 정찰용 풍선 선단(船團)을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오후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중국 풍선을 격추했다고 밝혔고, 이후 잔해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6만~6만5000ft(약 18~20㎞) 고도에 있던 풍선을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이날 오후 2시39분 AIM-9 공대공미사일 한 발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와 찰스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윌밍턴 등 동해안 공항 3곳에서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했다. 바다에는 해군 구축함, 순야함, 상륙선거함 등이 잔해 수거 등을 위해 대기했다.
이번 격추는 미국이 지난달 28일 풍선을 처음 포착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진 풍선은 그 잔해가 최소 7마일(약 11㎞) 반경에 떨어질 수 있어 바다로 충분히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고위당국자는 지상에 있는 미국 국민이 낙하하는 풍선 파편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풍선 격추로 인해 미군이나 민간인, 민간 항공기나 선박이 입은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풍선의 잔해와 정찰용 장비 등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최대한 수거할 방침이다. 잔해가 수심 47ft(약 14m)에 위치해 며칠 내로 구조함을 투입하고 필요시 잠수부와 무인함정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