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이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6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기본급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총 16조555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13.8% 급증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이익 규모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순이자이익은 약 2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올해도 금융지주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금융지주는 이번 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7일 KB금융을 시작으로 8일에는 신한·우리금융이, 9일에는 하나금융이 지난해 4분기·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 직원이 받을 성과급도 늘어난다. 하나은행은 최근 임단협을 통해 이익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책정했다. 2021년 기본급의 300%를 지급했던 것보다 50%포인트(p) 높아진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250%를 선지급했으며, 4월 중 100%를 추가 지급한다. 임금상승률은 금융 노사 합의에 따라 3.0%로 결정됐으며, 복지포인트 70만원도 일시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앞서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 361%를, NH농협은행은 기본급 400%를 각각 책정했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1년 경영성과급 명목으로 기본급 200%와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를 더해 기본급 300%를 주고,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은행권이 코로나19를 거치며 늘어난 가계·기업 대출을 통해 벌어들인 대규모 이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달 12일 회의에서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들은 급증한 대출이자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은행권은 국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16일 “은행권이 주주환원 정책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에 신경을 쓰는 것에 비해 사회공헌 노력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