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기자간담회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39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건강상 문제로 이달 초부터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블라인드 등을 통해 쾌유를 바라는 릴레이 댓글을 달고 있다.
7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전일 한 행장은 “본인 치료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영 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결정하게 됐다”며 “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안정적인 성장과 흔들림 없는 영업전략 추진을 위해 빠르게 결심했다”고 전했다.
한 행장은 취임 후 수수료 절감 행보로 ‘고객들의 편의에 집중하는 행장’으로 명망을 쌓았다. 퇴임 직전인 지난 5일 만 6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체(송금) 수수료를 면제했다. 지난달 1일에는 모바일 뱅킹 앱 ‘뉴쏠(New SOL)’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도 주도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가계 대출(신용·전세 자금·주택 담보 대출)이 있는 신용 등급 하위 30% 대출자를 대상으로 중도 상환 해약금(수수료)도 없앴다.
갑작스런 퇴진에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가 발빠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한 행장의 사퇴 의사를 수리하고 자경위를 열어 경영 공백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한 행장을 발탁하기 전인 지난해 말 자경위에서 여러 후보군을 검토했던 만큼 혼선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자경위는 일단 4명이다. 변양호 사외이사가 조기 사임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곽수근, 박안순, 성재호 등 사외이사가 은행장 후보를 추린다. 이중 박안순 이사는 재일교포 추천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