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증가‧증권 사옥 매각익 반영 영향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KB금융지주를 앞서면서 3년 만에 ‘리딩뱅크’를 되찾았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이익이 증가했고 여의도 증권 사옥 매각익이 반영된 덕분이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6423억원으로 전년(4조193억원) 대비 1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한 KB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4133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2290억원 적은 수준이다. 두 금융지주는 모두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따른 유가증권 손익 감소 등 비이자이익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한 기업대출자산 성장과 증권사 사옥 매각이익이 그룹의 안정적 당기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호실적을 견인한 데는 금리인상을 바탕으로 한 이자이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이 지난해에 거둔 이자이익은 10조6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그룹 및 은행의 기중 NIM은 15bp(1bp=0.01%)와 22bp 개선된 1.96%과 1.63%을 기록했다. 또한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대금 3300억원과 관련 이익이 반영된 것도 한몫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2조5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했다. 수수료이익은 주식시장 위축으로 증권수탁수수료가 크게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리오프닝에 따른 판촉비 증가 영향으로 신용카드수수료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말 대비 5.6%(1494억원) 감소했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은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 손실 발생 등으로 전년 말 대비 43.4%(6294억원) 감소했다. 반면 보험관련 이익은 사업비차손익 개선 등 견조한 보험영업을 기반으로 전년 대비 2.2%(203억원) 증가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이 각 3조450억원, 4125억원으로 22.1%, 28.6%씩 증가했다, 신한라이프(4636억원)의 순이익도 18.4% 늘었다. 그러나 신한카드(6414억원)는 5% 순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두 지주 모두 지난해 순이익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 예상치는 신한금융이 4조9635억원, KB금융이 4조7814억원이었다.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어든 탓이다.
신한금융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3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다. 이는 원본보전신탁 회계처리 변경으로 평가 손실(1464억원), 금리인상으로 인한 대체투자 평가손실인식(1041억원), 희망퇴직 비용(1450억원), 헤리티지 펀드 관련 고객 손실 보상 비용(1802억원) 등이 영향을 미쳤다. 4분기 추가 적립으로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연간 대손비용은 1조1002억원으로 늘었다.
KB금융도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385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의 절반 수준인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수수료이익 감소한 데다 자회사인 부코핀은행 관련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분기 수수료이익은 7179억원으로 감소해 8개 분기 만에 7000억원대로 감소했다. 또한 예상보다 장기화된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추가로 적립한 충당금(3820억원)도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