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화성-17형' 10여기 등 동원 가능성
김정은 참석해 연설 예상…대남·대미 메시지 담았을 듯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8일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에서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여부와 새로 공개되는 최신 무기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식전 행사를 시작해 오후 10시 본행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서는 병력과 각종 장비를 동원해 야간 열병식 형태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한 건 지난 2012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공식 집권 이후 12번째, 야간에 열병식을 진행한 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이번이 5번째다.
애초 이날 0시를 기해 심야 열병식이 개최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겨울 날씨 등을 고려해 야간 시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야간 열병식 개최는 화려한 조명과 불꽃놀이 등으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열병식은 2만2000명 이상이 동원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껏 공개하거나 시험 발사하지 않은 신형 무기 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그동안 열병식을 통해 각종 무기체계를 공개하며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한 경우가 많았다. 최근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있었던 열병식 예행연습 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으로 보이는 물체가 포착됐던 만큼 북한은 전략무기들을 대거 동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초대형 방사포와 스텔스 무인기 등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집권 이래 12차례 열병식 중 11번 참석한 전례를 볼 때 자리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도 열병식에 함께 왔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위원장이 참석해 연설했다면 대남·대미 메시지를 담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 메시지를 냈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을 향해 한층 공세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뒤 다음 달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북한은 열병식을 진행하면 다음 날 보도와 함께 현장 내용을 녹화 중계한 사례가 많았다. 이번에도 열병식 모습은 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