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 지진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규모 7.0 이상의 여진이 덮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당국은 규모 7.0을 넘기는 여진 가능성은 낮지만, 본진 피해 지역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13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상황과 관련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앞으로 규모 7.0 이상의 여진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규모 5.0~6.0대의 정도 지진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여진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은 약 90%로 가장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두 번째는 규모 7.8의 본진보다는 약하지만, 규모 7.0을 넘는 여진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다. USGS는 "가능성은 10% 정도로 낮다"면서도 "이 경우 본진 피해 지역에 또다시 영향을 미치면서 추가 여진 빈도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규모 7.8과 같거나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하는 최악의 경우다. 확률은 1% 안팎으로 사실상 매우 낮지만, 현실화될 경우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현재 지진 피해 지역은 물론 인접 지역에까지 추가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미 당국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은 여진 발생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고에 나섰다.
USGS는 "큰 여진은 (앞선 지진의 영향으로) 약해졌거나 부실하게 건축된 구조물에 추가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여진은 빈도가 낮아지더라도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 추정규모도 GDP의 최대 6%에서 10%로 올려잡았다. USGS는 손실이 100억∼1000억달러(약 12조5000억∼125조원)일 확률을 35%로 유지했지만, 1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33%에서 34%로 올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기업연맹(튀르콘페드)은 지난 6일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강진으로 주거용 건물에 708억달러(89조8000억원) 상당의 피해가 생겼으며, 104억달러(13조2000억원)의 국민소득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단체는 노동력 손실도 29억달러(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USGS는 이날 이번 지진의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을 26%로 다시 한번 올려잡았다.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은 지진 발생 직후 0%였지만 이후 10%, 14%, 24%, 26%로 잇따라 상향하면서 전망은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