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양국 사망자 수 3만7000명 넘어
우울한 전망에도 10세 소녀·60대 여성 등 기적 생환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사망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상황에서도 기적적인 생환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14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3만1643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서북부의 반군 점령 지역에서는 최소 4300명이 숨지고 7600명이 다쳤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가 보고한 사망자 수를 합치면 시리아 사망자 수치는 5714명이 넘는다.
로이터·dpa 통신 등 외신들이 집계한 두 국가의 사망자 수는 3만7000명 이상으로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1000명)의 피해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은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3000명)이었다.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생존자 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현지 하베르투르크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카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3시간 만에 구조됐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남부 하타이주의 한 마을에서 13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E 튀르키예·오만 구조팀은 이날 오전 안타키야에서 매몰된 지 176시간 만에 한 여성을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같은 날 가지안테프주 이슬라히예에서는 40대 여성이 매몰 170시간이 지나 생환했다. 아디야만주의 작은 마을 베스니에서도 60대 여성이 구조됐다.
한국 긴급구호대도 이날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으며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현지에서는 구조보다는 생존자 지원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도 현시점에서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