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이하 KAMD) 구축을 위한 미사일 구매 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우리 정부는 KAMD가 미국의 전세계적 MD망 구축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미국 관련 부서는 의회 보고서에서 미군의 대공방어망과 KAMD 사이에 연계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는 25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112기의 개량형 패트리엇 ATM(대전술미사일) 및 관련 장비와 부품, 훈련, 기술지원 등을 포함해 총 4억400만달러(약 4290억원) 상당의 구매 의사를 전달받았음을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DSCA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기술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수출 때 철저하게 미국 의회의 승인과 통제를 받아야 하는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 : FMS) 방식으로 진행된다.
FMS는 미국 정부가 품질 보증한 방산 업체의 무기나 군사 장비를 외국에 수출할 때 적용하는 정부 간 직거래 계약 제도로, 군수 업체를 대신해 물자를 넘겨주면 해당 국가가 나중에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에 따라 무기 계약을 체결할 경우 미국 측 귀책사유로 무기 납품이 지연되더라도 지연배상금을 부과하지 못하고 약속된 지급 일정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무기대금을 선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DSCA는 “한국은 동북아 평화와 정치적 안정 및 경제적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구매의사 건은 동맹국의 지역안보와 방위 수요를 충족함으로써 미국의 외교정책 및 국토방위 목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개량 미사일을 통해 한국은 탄도미사일이나 항공기 및 순항미사일의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ATM(그리고 이를 개량한 GEM-T)는 미군과의 방어공조 강화라는 방위 목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SCA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해당 ATM은 제조 회사인 레이시온과 한국 정부 간 직접상업판매(DCS) 방식을 통해 유도 개량형 전술 미사일(GEM-T)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PAC-2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개발된 GEM-T 모델은 레이더 성능과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탄도 미사일, 항공기, 순항 미사일 등을 격추하는 방식으로, PAC-2 미사일은 목표물 근처에서 폭발해 파편을 분산시켜 타깃을 떨어뜨리고 PAC-3 미사일은 목표물을 직접 맞혀 파괴한다.
DSCA는 “한국은 동 미사일을 확충·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이번 구매건이 성사되더라도 역내 기본적인 군사력 균형에 변화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고 미국 국내법에 저촉되는 사항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의회의 승인을 당부했다.
한편 KAMD 구축 사업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의 MD사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DC를 방문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KAMD와 미국 MD 체계는 차이가 있다.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연동할 것은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도록 하겠다”며 “정보를 교환하거나 조기 감시 및 지휘 체계를 연동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