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권, 상상 벗어나…있을 때 잘하라"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 동의안 국회 보고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 작심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주어진 권력을 정적 제거를 위해, 권력 강화를 위해서 남용하는 것은 범죄 행위"라며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폭력의 시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대선에서 패배했고, 검사를 하던 분이 대통령이 됐고, 무도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며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고 이같이 밝혔다. 자신에 대한 체포 동의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 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법원에 사전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정부는 21일 국회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제출했으며 오는 2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 후 27일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을 조목 조목 반박했다. 대장동 사건에 적용한 4800억원대 배임 혐의에 대해선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유죄, 경기가 나빠지면 무죄"라며 "검찰 논리에 의하면 천공 스승 같은 분한테 '경기가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꼭 물어봐야 한다. 잘못 예측하면 갑자기 범죄자 된다"고 비꼬았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는 "2015년 전후로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집중 견제 받아 종북 자금줄로 수사 받고, 2014년 6월은 청와대가 이재명 반드시 잡으라고 해 성남시를 탈탈 털 때라서 의심 받을 일조차 하지 않았다"며 "기업들에 개별적으로 후원하라, 광고하라고 한번도 한 적 없다. 영장 어디를 봐도 내가 한 행정이 잘못됐다고 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하더라.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며 "판사를 설득하기 위한 영장이 아니라 대국민 선전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국민의힘 성명서 같은 내용"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지난 대선은 되돌이켜보면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대선에서 내가 부족해 패배했고, 그로 인해 치러야 할 수모와 수난은 제 업보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승자로서 윤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일들은 내 최대치의 상상을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영원할 것 같지만 정권과 권력은 길지 않다"며 "'있을 때 잘해'라고 하지 않나. 나중에 후회할 일보다는 보람을 느낄 일을 찾는 게 낫다"고 각을 세웠다.
당 대표직 수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당이나 정치 세계에는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며 "단일한 생각을 한다면 정상적 사회가 아니다"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체포 동의안 부결 가능성에 대해선 "가정적 상황의 질문이라 말씀드리긴 부적절하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지사일 때 4가지 혐의로 기소됐지만 전부 무죄를 받았다"며 "2년 간 재판에 시달렸지만 경기도정 평가는 꼴찌에서 1등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기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