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민경식 기자] K뷰티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진격을 계속한다. 한류 열풍으로 일본 내 K뷰티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가 늘어났고, MZ세대 중심으로 쁘띠 프라이스(가성비 높은 제품)를 추구하는 소비성향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또한, 화장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고 일본으로 눈을 돌려 시장 다각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뷰티업계는 빠른 개발속도와 다품종소량 생산의 강점을 지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329억 5300 달러로 한화 약 43조로 추산됐다. 일본 시장은 미국·중국 시장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K뷰티의 대일본 수출은 증가세를 나타낸다. 2017년 1억9000만달러(한화 약 2500억원)이던 대일본 수출액은 2021년 5억8400만달러(7690억원)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32.4%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한국이 프랑스를 따돌리고 일본 화장품 수입국 1위를 차지했다.
에이블씨엔씨 어퓨가 일본 MZ세대를 겨냥해 상품·마케팅을 강화한다. 어퓨는 일본 내 인기 품목 쥬시팡 스킨케어 프라이머 제품군을 늘렸다. 신제품 ‘어퓨 쥬시팡 스킨케어 프라이머 초코민트’는 일본에 한정 출시된다. 이번 신제품은 스킨케어를 바른 것처럼 가볍고 편안한 사용감을 자랑하는 톤업 프라이머다.
에이블씨엔씨 어퓨는 신제품 인지도 확대와 흥행몰이를 위해 일본 내 2030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일본 MZ세대들에게 인기있는 마리온크레페와 협업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코스맥스는 2025년 도쿄 외곽 이바라키현 반도시에 공장을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만6000㎡(4840평) 규모의 용지를 계약하고 올해 상반기 중 착공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현지 생산을 앞세워 현지 고객사와 일본 수출을 희망하는 해외 고객사까지 겨냥한다는 복안이다.
코스맥스재팬은 지난달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코스메위크 도쿄 2023'에 참가했다. 코스메위크는 일본 최대 규모의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B2C(기업·소비자 전자상거래) 화장품 산업 종합 전시회다. 전세계 17개국에서 700여개 업체가 참가하며 총 6개 부문으로 진행한다. 이 중 코스맥스가 참가한 화장품 개발전에는 250개 화장품 제조사가 나서서 화장품 연구개발력을 보여줬다.
토니모리는 지난 15일 일본 5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와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토추는 1858년에 설립된 일본 종합무역상사다. 이번 계약으로 토니모리는 상반기 내 헬스앤뷰티(H&B)스토어, 버라이어티숍 입점뿐 아니라 라쿠텐,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쇼핑몰 입점 등 일본 내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일본 자회사가 인수한 사이타마 공장을 통해 현지 내수용 제품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홋카이도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를 설치하며 투자 확대를 늘리고 있다. 올해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를 일본에서 키운다는 전략이다. 네이처리퍼블릭도 2020년 일본시장에 진출한 뒤 2년 만에 ‘3000만불 수출의 탑’을 달성하며 현지 시장에서 자리매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현지 소비자들의 보수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자국 내 브랜드 위상이 높은 편으로 국내 뷰티업계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여겨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일본 내 한류 열풍, 높은 양질의 제품 출시 등에 따라 K뷰티 관심도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