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튀르키예 법무부는 지난 6일 튀르키예를 강타한 대지진 이후 부실 공사 의혹과 관련해 184명을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626명이 용의자라고 밝혔다. 용의자 중 일부는 지진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국영 아나돌루 통신·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베키르 보즈다으 튀르키예 법무부 장관은 전날 "강진 후 건물 붕괴 과정에서 과실 혐의가 인정되는 시공 관련자들을 대부분 구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용의자 626명 중 일부는 이번 지진으로 사망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공식적으로 구속 수감된 인원에는 건설업자 79명, 건물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는 74명, 건물주 13명, 건물을 불법 개조한 18명 등이다.
튀르키예에서는 강진 피해 속에 4만4000여명(전날 기준)의 사망자가 나왔고, 건물 17만3000여채가 붕괴하거나 심하게 파손됐다. 이로 인해 200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임시 대피소와 호텔, 공공시설 등에 머무는 상황이다.
앞서 튀르키예 사법당국은 안전에 취약한 건물 시공·관리가 지진 피해를 더욱 부추긴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붕괴 규모가 큰 건물들을 상대로 부실시공을 의심할 만한 사안들을 수사해왔다.
튀르키예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부실시공 사건과 관련해 600명 이상이 조사를 받았다. 시공 계약 관련자와 시공 변경 책임자, 부동산 소유주 등이 다수의 관련자가 사법 처리 대상으로 지목됐다.
구속 피의자 가운데에는 가지안테프 누르다으시의 오케슈 카바크 시장도 포함됐다. 집권 여당인 AKP 출신인 오케슈 카바크 시장은 자신의 형제 소유 회사를 통해 강진 후 붕괴한 몇몇 건물의 건설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해당 건물들은 시공 단계에서 지방정부로부터 받아야 할 검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튀르키예 사법당국은 보고 있다.
오는 6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연장을 노리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건물 부실시공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이 24일 기준 발표한 사망자 수는 4만4218명이다. 시리아 측이 최근 발표한 사망자 수는 5914명으로 두 국가의 사망자 수를 합하면 5만132명이다. 이중 튀르키예에서는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