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시험발사 후 10여 일만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미국 정부는 외국에서 불법적인 외화벌이 활동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을 지원해온 북한 관련 기관 3곳과 개인 2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행한 올해 첫 대북 제재다. 이번 조치는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자 개발 자금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외국에서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지원해온 북한 관련 기관 3곳과 개인 2명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미국 정부의 첫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이자 지난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후 10여 일 만이다. OFAC는 지난해 총 9차례에 걸쳐 43건에 대한 대북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제재 명단에 오른 기관은 북한 칠성무역공사, 조선백호무역공사, 콩고아콘드(Congo Aconde)SARL 등 3곳이다. 개인으로는 북한 정권과 노동당의 수익 창출 활동에 참여해온 북한 국적자 황길수와 박화성 등 2명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 정부는 북한이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통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개발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프로그램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런 불법자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혀왔다.
OFAC에 따르면 칠성무역공사는 불법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한편, 정보요원들을 직원으로 위장 고용해 외국에서 정보를 수집해왔다. 조선백호무역공사는 지난 1980년대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예술 및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 북한 정권에 자금을 조달해왔다. 콩고아콘드SARL은 카메룬은행 DR콩고지점에 달러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OFAC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개인은 황길수와 박화성이다. 이들은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에서 콩고아콘드SARL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수익을 창출했다.
이번 제재 조치로 이들 기관과 개인의 미국 내 재산은 모두 동결되며, 이들과 관련된 미국 내 재산은 동결, 관련자들의 입국도 금지된다. 이들과 거래하거나 중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금융기관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OFAC는 제재 명단에 오른 기관과 개인 모두 북한이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수익을 창출하는 데 관여했다며 "미국은 이런 불안정한 활동을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정권의 글로벌 불법 네트워크를 표적으로 삼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