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85명, 60여명 생사 확인 안 돼…인명 피해 더 늘 듯
경찰, 역장 과실치사 혐의 체포…전문가는 '기술적 결함' 무게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그리스 중부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 그리스 경찰은 역장이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했다고 보고,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기술적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자정 직전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해 열차 일부 객차가 탈선하고 최소 3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의 제2 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해 가고 있었으며,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85명 중 66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중 6명은 중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춘제 카니발 시즌을 맞아 월요일인 지난달 27일도 공휴일로 지정돼 황금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대학생 등 젊은 층이 많이 열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슬픔을 더했다.
그리스 경찰은 두 열차가 어떤 경위로 정면충돌하게 됐는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해 라리사 역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한 탓에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달리다 충돌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의 철도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선 그리스의 노후화한 철도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현장에서는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공영방송 ERT는 50~6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