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金 비리 의혹, 핵폭탄 될 수도"…安 "짧은 시간에 위험 발언 쏟아내"
千 "엄석대가 이재명? 납득 안 돼"…金 "가짜 뉴스·새빨간 거짓말"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김기현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과 관련한 리스크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고,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의 잇단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꼬집으며 총선 지휘 능력이 부재함을 지적했다. 천하람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언급한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소환해 김 후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황 후보는 3일 오후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 4차 TV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는 김 후보를 향해 "이틀 전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 관련 '리스크가 있다'는 응답이 70%가 넘었다. 국민 대다수가 몹시 화가 나 있는 상황"이라며 "이것이 바로 민심이다.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총선에서 필패한다는 답이 이미 나와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자신의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믿는다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고 다닌다. 정말 큰일 날 일"이라며 "김 후보 자신의 비리로 인해 만약 총선에서 질 경우에도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우겠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총선 당일까지 김 후보의 비리에 대한 민주당의 맹렬한 공격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는 "황 후보는 정말 할 말이 그것밖에 없는 모양이다. 가짜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말한다. 김기현을 향한 가짜뉴스는 검증이라고 하고, 황 후보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는 거짓말과 모함이라고 하느냐"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가 황 후보 질문에도 말을 끊지 않고 계속 답변을 이어가자, 황 후보가 자신의 차례라며 호통을 치면서 사회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부적절한 발언들에 대해 지적하며 총선 지휘 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김 후보가 총선을 지휘하겠다고 해놓고 전당대회 기간에만 부적절한 발언들을 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우선 첫 번째는 내(안철수)가 당선되면 윤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치 대통령에게 탄핵 사유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하겠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이 이 문제 때문에 징역을 선고받은 일이 있는데도 이런 말을 했다"며 "그 다음에 '정치인이 부패해도 공천을 받지만, 음주운전이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짧은 시간에 위험한 발언을 쏟아냈는데, 어떻게 총선을 지휘하겠다는 건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비꼬았다.
이에 김 후보는 "내가 언제 음주 운전을 해도 괜찮다고, 공천 준다고 그랬나. 내가 언제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한다고 그랬나. 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는 말을 했나. 왜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하나"라며 "과거에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이 부딪혔을 때 우리가 탄핵을 겪었던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을 다시는 되새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당이 안정돼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반발했다.
천 후보는 토론회 동안 김 후보와 안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이중 안 후보에게는 '김 후보 공략용' 질문을 연거푸 던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안 후보에게 "대통령실이 안 후보한테 너무한 것 아니냐. 오늘도 보니까 대통령실 사람들이 단톡방에서 김 후보를 옹호하고, 안 후보는 비판했다고 나온다"며 "대통령실 조금 비판하고 말 것이 아니라, 안 후보가 단식 투쟁하면서 드러눕든지 결기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가 누구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김 후보는 "제가 보기에는 이재명 대표를 지칭해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천 후보가 "말도 안 되는 해석이지 않나. 뭘 감싸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까지 납득이 안 되는 얘기를 하는 건가"라고 되묻자 김 후보는 "그래서 저는 천 후보가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며 "그 본심마저도 그야말로 편향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를 모두 마무리한 국민의힘은 4~5일 모바일, 6~7일 전화 ARS 투표를 거쳐 오는 8일 당 대표 경선을 실시한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9일 1대 1 토론을 한 뒤 10일 모바일 투표, 11일 전화 ARS 투표를 거쳐 12일 당 대표를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