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공급망 불안, 회사자금 압박이 주된 이유
SW·전기차·친환경 등 미래산업 인재 확보는 적극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기업들이 대·내외 리스크 확대로 수시 및 경력직 채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속에도 미래 사업 관련 핵심 인재를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국내 4대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제도를 유지하는 삼성전자는 수시 인재 채용도 적극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프트웨어, 반도체 패키징, 자율주행 등 미래 분야의 핵심 인재를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출신 권정현 상무를 영입했다. 권 상무는 엔비디아에서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술을 응용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엔 퀄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지낸 자울주행 반도체 개발 전문가 베니 카티비안을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엔 TSMC 출신 린준청씨를 지난해 반도체 부문 어드밴스드패키징(AVP)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린 부사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 전문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DV(소프트웨어 차량 중심) 전환 가속을 위해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구·개발(R&D), 디자인, 제조·생산, 전략지원 등 분야 인재를 오는 14일까지 자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부터 ‘예측 가능한 상시 채용’을 도입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대니 오브라이언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 한화솔루션 북미 법인 대관 담당을 맡게 된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한화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사업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이 공개 채용보단 수시·경력직 채용을 활용하는 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회사 자금 압박 등 대·내외 리스크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하여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공급망 불안 등으로 인해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29.0%), 회사 내부상황(구조조정·긴축경영 등)이 어려워서(29.0%)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들은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확대(31.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력직 채용 강화(28.3%), ESG 관련 인재채용 증가(11.9%),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인재채용 증가(10.7%)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