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외를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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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를 찾는 사람들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3.03.15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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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찾거나 세금‧규제 피해 동남아‧일본으로 
김경렬 금융증권부 기자.
김경렬 금융증권부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올해 네이버 사업보고서에서는 종속기업 연결대상이었던 A홀딩스(이하 AHD)를 찾아볼 수 없다. AHD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에 설립한 합작조인트벤처(JV)다. AHD는 일본 도쿄증시1부 상장사인 ZHD(옛 시오도메Z홀딩스)의 모기업이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영역을 넓힌 라인을 상장 폐지해 ZHD에 넘기는 대신 AHD 지분을 통한 수익과 입지 확대를 기대하는 듯 했다. 

따져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양사의 출자금은 절반씩이었다. 네이버가 A홀딩스에 출자한 총 금액은 17조2825억원(2021년 말 기준)이다. 지분법 자본 변동, 배당, 지분비율대로 이익액을 고려한 2021년 말 장부금액은 한 해 동안 2270억원 줄어든 17조552억원이다. 

네이버가 라인을 내어주며 일본기업 경영권을 갖는 것은 ‘작은 걸 내주고 큰 걸 얻는’ 과감한 결단으로 보였다. 금융 사업을 모색하던 중 금융당국의 각종 제재로 가뜩이나 심란한 상황에서 카카오톡 등 국내 메신저 경쟁에 밀린 터라 확실한 사업 터전이 필요했다. 

다만 AHD 출범부터 국내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 이어졌다. 초창기 AHD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이사회 의장은 소프트뱅크의 미야우치켄 회장이 맡았다. 이해진 네이버 GIO가 의장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다. 이사진에 포진된 네이버 측 인사는 이해진을 포함해 황인준 라인 CFO까지 2명이었다. 수적으로 열세였다.

소프트뱅크는 올해를 목표로 라인운영회사와 야후재팬을 ZHD에 합병한다고 밝혔다. 통합관리를 통해 시너지 내겠다는 입장이다. 라인의 사람들이 ZHD에 완벽히 흡수되면 개발권한에 대한 네이버의 입김도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소프트뱅크 유가증권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ZHD 지분율은 64.8%에 달한다. 네이버의 지분율이 절반에서 30%대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단편적으로는 네이버의 사업이 일본 기업에 넘어간듯해 일각에서 아쉬움을 전했다.

기업들은 물론 개인들도 해외를 찾는다고 한다. 특히 싱가포르가 진출지역으로 주목받는다.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의 진짜 본사는 싱가포르라는 말들이 나온다. ‘툭툭이’로 불리는 캄보디아 운송수단과 연계사업 계약을 싱가포르 사업장이 주도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부자들도 세금을 피해 자산을 싱가포르로 옮기고 있다. 싱가포르의 법인세는 최고 25%로 정부의 신뢰를 얻으면 이마저 10%로 떨어진다. 개인의 상속‧증여세는 0이다. 금‧은은 매입 부가세도 없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세금과 규제 변화에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다. 국부유출처럼 보이는 기업과 개인들의 결단을 넋 놓고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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