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후 128년 경양식집에서 '2차 만찬'
日 정부, 오므라이스 좋아하는 윤 대통령 희망 반영
추미애 "돈가스가 목에 걸리지 않으시겠나"
日 정부, 오므라이스 좋아하는 윤 대통령 희망 반영
추미애 "돈가스가 목에 걸리지 않으시겠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도쿄의 대표 번화가인 긴자(銀座)에서 진행한 '2차 만찬'에 대해서도 국내외 관심이 쏟아졌다.
16일(현지시간) 지지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긴자 주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이후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양식집인 '렌가테이(煉瓦亭)'에서 만찬을 이어 간 데 대해 윤 대통령의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도했다. 보통 정상회담 후 저녁 식사는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였다. 1895년 창업한 렌가테이는 일본식 포크커틀릿인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으로, 일본 정부는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희망을 반영해 렌가테이를 2차 만찬 장소로 택했다.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이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도쿄를 방문했고, 검사 시절에도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추억의 맛'이 있다고 했다"면서 "도쿄에서 즐겁게 식사한 경험을 주변에 자주 이야기하며 '또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본의 외교 관례는 '오모테나시(お持もて成なし)'는 일본 특유의 손님을 환대하는 관습이 반영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지난 2017년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첫 식사로는 미국산 쇠고기 패티가 들어간 버거를 대접했고,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긴자의 작은 스시(초밥)집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번 오므라이스 대접 역시 윤 대통령의 추억이 서린 음식을 두 정상이 친구처럼 앉아 즐기는 '그림'을 연출하려는 목적도 계산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 역시 "대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은 (오므라이스를 먹으려) 번화가로 함께 나감으로써 친밀함을 연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야권에서는 렌가테이가 문을 연 1895년은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 의해 살해당한 '을미사변'이 발생한 해라는 점을 언급하며 '오므라이스' 만찬에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학살했던 장소와 렌가테이가 불과 20분 거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동대지진 100주년이 된 올해 도쿄 한복판에서 돈가스 당하시는 한국 대통령을 역사는 어떻게 기록하겠나. 돈가스가 목에 걸리지 않으시겠느냐"고 꼬집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이행 방안은 대법원의 판결을 뒤엎고 삼권분립이라고 하는 것도 뒤엎은 것"이라며 "일본에서 화답의 내용이 나와야 되는데 화답의 내용은 나오지 않고 하루에 밥을 두 번이나 먹는다는 내용만 있다. 우리 역사상 가장 비싼 밥값이 되는 이런 회동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