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금융불안 등 고려 금리 동결 가능성 일부 제기
한미 금리격차 역대 최대..."추가인상 가능성 더 커"
한미 금리격차 역대 최대..."추가인상 가능성 더 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3일 새벽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피하고 0.25%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다음달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선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선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미 간 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만큼 한은도 금리 인상에 나설거란 관측도 많다. 아울러 물가나 환율, 외국인 자금 유출 상황에 따라 한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5월 한 차례 0.25%포인트(p) 더 오르면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75%까지 벌어지고, 원/달러 환율과 수입 물가 상승 압력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연준은 21일∼22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50∼4.75%에서 4.75∼5.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만약 전체적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뒤 한때 빅 스텝 예상 확률이 8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시그니처은행 등의 잇따른 파산 여파로 결국 보폭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줄었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올해 금리 전망치도 5.00~5.25%(중간값 5.1%)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점도표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현재 기준금리(4.75∼5.00%)를 고려할 때 연내 한 차례 정도 베이비스텝만 남아 있다는 뜻이다. 연준이 당초 빅 스텝 우려와 달리 2월에 이어 이달에도 베이비스텝만 밟고 '더 높고 빠른' 인상도 예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미국 긴축 속도와 관련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특히 환율이 금리 격차 등의 영향으로 더 뛸 경우,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원화가 절하(가치 하락)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힘겹게 정점을 지난 물가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6명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은 "3.75% 기준금리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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