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과서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정부 "깊은 유감, 부당주장 강력 항의"

박홍근 "대통령이라면 즉각 日에 사과 촉구해야" 정의당 "尹 대승적 결단, 부메랑으로 돌아와"

2024-03-28     김연지 기자
임수석

매일일보 = 김연지 기자  |  정치권이 일본의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관련해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 강력한 항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야당은 '한일정상 회담의 대가가 일본의 강제동원 부정이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일본 교과서 왜곡과 한일정상회담은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16∼17일 양자 방일을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지만 이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8일 교과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서 초등학교 교과서 149종을 승인했다. 조선인 징병에 대해서는 강제성을 희석하는 내용을 추가하고,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일본의 억지 주장이 더 강화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피해 당사자와 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독단과 오만으로 강행한 강제동원 제3자 배상 굴욕안의 대가가 바로 이것이었나"라며 "대통령 혼자서만 극진하게 대접받고 온 오므라이스·소맥 환대의 대가가 강제동원 부정과 독도 주권에 대한 야욕에 대해 눈감아주는 것이었나"라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사에 대한 아무런 반성과 사과 없이 퍼주기 굴욕외교에 나설 때부터 예상했지만 이토록 치욕스러울지 몰랐다"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을 저버린 채 일본에 일방적으로 면죄부를 준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이와 같은 과거사 왜곡에 대해 즉각 일본에 당당하게 사과를 촉구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예정대로 대일 굴욕외교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요구서를 제출하고, 관련 상임위별 청문회 개최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은 역사왜곡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며 대통령실의 대응을 촉구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본 행보와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하는 윤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으로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본의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한 항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교과서 검정 결과가 한일 정상회담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잘못이지 그게 한일 회담 결과가 잘못돼서 그렇다는 인과관계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라는 주장을 맞받았다. 이어 "일본이 옛날부터 가진 군국주의적 사고의 틀에서 못 벗어나고, 국제적 흐름이나 국제 우호친선을 따라가지 못한 일본의 문제"라며 "(일본은) 늘 그런 식으로 왔다"고 말했다. 정부도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병 관련 기술의 강제성을 희석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지난 수십년 동안 이어온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했다. 또 "강제동원 관련 표현 및 서술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미래를 짊어져 나갈 세대의 올바른 역사 인식이 기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