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아든 검찰, ‘재계 비리’ 잠재울까

대한통운, 두산인프라코어 이어 SK건설, 한진, 태광 등 대기업 비리수사 전방위로 확산

2009-09-24     류세나 기자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검찰이 22일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SK건설, 한진그룹, 태광그룹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판사 권오성)는 최근 SK건설이 부산 용호동 오륙도 SK뷰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시행사인 무송엔지니어링과 이면 계약을 맺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또 검찰은 SK건설이 지난 2001년 MBC 일산제작센터 공사수주 심사과정에서 1차에서 탈락했지만,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맡게 된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서울지방국세청이 SK건설의 세금 탈루 정황을 포착하고 등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와 관련 sk건설 관계자는 “검찰에서 내사를 벌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자료요청 등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국세청 조사 역시 정기적인 조사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동시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판사 전현준)에서는 한진그룹의 부동산 취득 내역과 증여 내역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한진그룹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한 관계자는 “어떤 사안에 대해 검찰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아직 내부적으로 파악된 것이 없어 확인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또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판사 한찬식)는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큐릭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이면계약과 로비 의혹 등에 대해 내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검찰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지난 1월 당시 관련법을 피해 편법으로 업계 경쟁사인 큐릭스를 인수하면서 정치권 인사 등을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이 이들 기업 외 다른 대기업 계열사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대기업 비리수사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