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조직위-한은, ‘기념지폐’ 발행 놓고 ‘줄다리기’

“법에 의한 요구” VS “시간 부족·혼용 우려”

2014-11-0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2014인천아시안게임 기념 지폐(은행권) 발행 여부를 놓고 한국은행과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직위는 정부의 예산 지원을 타개하고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자 지난 6월 기념주화와 함께 기념 지폐 발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한은에 보냈다.그동안 기념주화는 광복 50주년, 서울올림픽유치, 숭례문 복구 등을 기념해 약 40차례 국내에서 발행됐지만 지폐 형태로는 유례가 없다. 만일 발행허가가 난다면 국내 첫 기념 지폐가 되는 셈이다.그러나 한은은 조직위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기념주화와 달리 기념 지폐는 일반 화폐와 섞여 사용될 소지도 있는 등 여러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이번에 기념지폐 발행을 허용하면 추후 다른 종류의 기념 지폐 발행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어진다는 생각도 깔렸다.이에 조직위 측은 지난해 2월 대회 지원법을 개정, 기념 지폐 발행을 한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추가했고 실무적인 타진은 2년 전부터 진행된 만큼 법적 근거도 충분한데다가 새 지폐를 만들지 않고 기존 지폐에 기념문구를 추가 인쇄하는 방식이라면 제작 시간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애초 조직위는 액면가 기준 2000원짜리 5만장과 2만원짜리 3만장 등을 발행해 일괄 인수하고 나서 액면가보다 높게 파는 이른바 ‘프리미엄부’ 방식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었다.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도 이에 관련한 질의가 나왔다.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멕시코에서는 덧인쇄하는 방식으로 (기념지폐를) 발행했다”며 해외 사례를 들면서 적극적인 검토를 주문한 반면 김중수 총재는 이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한편 조직위에 따르면 기념지폐(은행권)는 전 세계적으로 기념주화처럼 많지는 않지만 최근 새로운 재질 및 제작 기법이 개발되면서 점차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다.호주는 2000년에 시드니올림픽을 기념한 순금 은행권을 제작 판매했고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10위안짜리 기념지폐를 발행했다. 2009년 홍콩에서는 홍콩의 도시화 150주년을 기념한 150홍콩달러짜리 지폐가 나와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