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예대금리차 0.15%p 더 커졌다…두달 연속 확대

2023-03-31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지난달 은행권의 예금·대출금리가 석 달 연속 하락했지만 예대(대출-예금)금리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2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4%로 한 달 새 0.29%포인트(p) 내렸다. 앞서 작년 12월(-0.07%p) 11개월 만에 하락한 뒤 3개월째 내림세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53%)가 0.34%p, 금융채 등 시장형금융상품 금리(3.57%)가 0.13%p 떨어졌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완화됐고, 시장 금리도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월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도 연 5.32%로 한 달 새 0.14%p 낮아졌다. 역시 석 달 연속 하락이다. 세부적으로는 가계대출(5.22%)이 0.25%p 내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4.56%)가 0.02%p, 신용대출 금리(6.55%)도 0.66%p 떨어졌다. 6%대 신용대출 금리는 2022년 9월(6.62%) 이후 처음이다. 기업 대출금리(연 5.36%)의 경우 0.11%p 하락했는데, 중소기업 대출금리(5.45%)의 낙폭(-0.22%p)이 대기업(5.24%·-0.06%p)보다 더 컸다.

박 팀장은 “코픽스(COFIX)·은행채 등 지표 금리 하락과 은행들의 가산·우대금리 조정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혼합형 상품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2월부터 본격적으로 취급된 특례보금자리론 기본금리(4%대 초중반)가 기존 안심전환대출(3%대 후반) 등보다 높기 때문에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3월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대출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2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48.3%로 한 달 전보다 1.1%p 늘었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고정금리 비중이 커졌고, 고정금리 전세자금대출 취급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78%p로 전월(1.63%)보다 0.15%p 커졌다. 2개월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예금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보다 컸기 때문인데 박 팀장은 “예금에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물(1년 미만) 비중이 커진 반면 대출에서는 단기물 비중이 축소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도 총수신 금리(2.51%)가 0.03%p, 총대출 금리(5.11%)는 0.05%p 각각 올라 예대 금리차(2.6%p)가 0.02%p 더 벌어졌다. 은행 외 금융기관 중에서 상호저축은행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4.14%)와 신용협동조합 예금금리(4.85%)가 한 달 새 1.06%p, 0.42%p 떨어졌다. 상호금융(4.51%), 새마을금고(4.95%)에서도 0.49%p, 0.32%p씩 예금금리가 낮아졌다.

대출금리 역시 상호저축은행(12.83%·-0.34%p), 신용협동조합(7.04%·-0.04%p), 새마을금고(6.89%·-0.13%p)에서 하락했다. 하지만 상호금융(6.35%)의 대출금리는 0.01%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