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불확실한 금융 시장…채권‧주식 자산배분 필요
정현석 신한PWM패밀리오피스 강남센터 팀장
2023-04-03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작년 한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세계증시는 대부분 20%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을 경험했고 국민연금도 -8.5%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국내외 증시는 코로나 제재 완화와 중국의 경기부양, 그리고 작년과는 다른 미 연준의 금리정책을 기대하며 분위기 좋게 출발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의 중대형 은행 파산과 재정건전성 우려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좋게 나오면 금리인상 폭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주식시장은 하락했고 반대로 지표가 안 좋으면 인상 폭이 낮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시가 오르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금융 환경속에서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자산관리를 해야 할까? 과거 수백년 투자의 역사를 보면 자산배분이 장기적으로 기대수익 대비 변동성을 낮추는 최상의 자산관리 전략임이 증명됐다. 자산배분이란 자산간 상관관계(-1~+1)가 서로 낮은 두 개 이상의 자산을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의 상관관계가 낮은데 작년에는 강도 높은 금리인상으로 주식, 채권 모두 폭락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낮은 상관성을 갖고 있기에 두 자산은 비중만 달리할 뿐 필수적으로 함께 담아야 하는 자산군이다. 또 코스피지수와 달러원 환율도 상관관계가 낮은데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상승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오고, 반대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돼 코스피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통화 분산도 중요한 자산배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해외자산을 투자할 때는 환헷지형이 나은지 환오픈형이 나은지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기준금리는 조금 더 오를 수 있지만 더이상 현금 보유, 정기예금 등 무위험 자산의 비중 확대만이 답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최종 기준금리를 미국은 5%대 중반, 한국은 3%대 후반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있고 물가지수도 몇 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으며 채권금리도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채권 투자 매력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데 기존에 낮은 이율로 발행된 채권의 금리보다 최근 발행한 금리가 높다 보니 과거에 발행한 채권은 수요가 없고, 이로 인해 가격이 할인돼서 거래되고 있다. 2년 유예된 금융투자소득세를 고려해 만기 2025년 말 이내의 채권 매매차익을 활용하면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 금융소득에 포함되는 이자소득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 매매차익 비과세 감안시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고자산가의 경우 정기예금 대비 실효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전한 국채와 신용등급 높은 금융채, 회사채를 가입하거나 달러로 미국채에도 투자할 수 있는데 달러 투자의 경우 환차익도 노려볼만 하다. 올해는 작년보다 주식시장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 선진시장의 주가 회복을 고려해 미국 자사주&고배당 주식형 펀드를 추천한다.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있는데 배당은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주기적으로 분배하는 것이고 자사주 매입은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입하고 소각함으로써 시장의 유통주식 수를 감소시켜 주당 가치(의결권)를 높이고 이를 통해 주가를 부양시키는 전략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주주환원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유명한데(과거 10년간 한국기업의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율 28% vs 미국 89%),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과 동시에 시장 급락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전략을 펴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 또는 배당만 실시하는 기업들의 인컴 수익이 평균 1.8%~2.5% 수준인 데 비해 자사주매입과 배당을 동시에 실시할 경우 평균 4.3%수준의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 기업의 주주가가 상승한다면 자본차익도 챙길 수 있다. 올해는 채권 비중을 확대하고 주가 급락시마다 저가 분할매수전략으로 좋은 주식을 싸게 사면서 주가 회복을 준비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