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도 빗썸도 순익 ‘10분의 1토막’
거래 수수료 급감·보유 코인 평가 손실 영향
2023-04-03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크립토 윈터가 길어지며 거래 수수료가 사업구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두나무와 빗썸의 실적이 곤두박질을 쳤다. 자회사 실적 역시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이들 회사가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해 실적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두나무는 전년보다 66% 감소한 1조24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101억원, 1308억원으로 전년보다 75%, 94% 급감했다. 지난해 빗썸코리아도 전년대비 68% 하락한 3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35억원, 950억원으로 2021년보다 79%, 85% 줄었다. 크립토 윈터 기간이 길어지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두나무와 빗썸 모두 거래 수수료가 매출 비중의 90%를 넘게 차지한다. 또 거래소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시세 하락에 따라 가상자산평가손실이 발행해 순이익 감소 규모가 컸다. 가상자산평가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계산된다. 두나무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 전반적인 자본시장 위축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당기순이익 급감은 디지털자산 시세 하락에 따른 디지털자산평가손실이 전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사업구조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 회사가 자회사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두나무와 빗썸은 자회사를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메타버스, 전자지갑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두나무는 주요 자회사로 핀테크 솔루션 전문 기업인 ‘퓨쳐위즈’, 투자·자산관리 회사 ‘두나무투자일임’, ‘두나무앤파트너스’,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 중고명품시계 판매 기업 ‘바이버’ 등을 두고 있다. 이들 자회사의 지난해 순익은 퓨쳐위즈(38억)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내거나 적자 전환했다. 빗썸은 가상자산 전자지갑을 출시한 블록체인 전문기업 ‘로똔다’, 메타버스 기업 ‘빗썸메타’, 기술개발 전문기업 ‘빗썸시스템즈’ 등을 주요 자회사로 편입하고 있다. 3억원의 당기 순익을 낸 빗썸시스템즈 이외에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향후 자회사를 통한 신사업 비중을 늘리는 작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자회사는 설립 후 3년 이상 되지 않았거나 지난해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 성장세를 두고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수익에 몰려있는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