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여성임원 0명”···편의점 업계, 유리천장 깨기엔 아직
아직 보수적 분위기…육아 ‘여성의 몫’ 인식 업계 “인재 육성 차원에서 점차 늘어날 것”
2023-04-04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여성임원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편의점 업계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껍고 단단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여성임원의 수는 0명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여성임원 수는 0명,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여성임원은 0명,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24도 0명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CJ올리브영 출신 김민정 마케팅부문장이 영입돼 1명이다. 사외이사를 포함하면 GS리테일의 경우 전략본부장, 데이터플랫폼 본부장, 콘텐츠사업부문장, 전략부문장 등 편의점 사업부문을 제외하고 전체 40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6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GF리테일은 사외이사 1명이다. 업계에서는 여성임원이 없는 이유로 유통업계가 과거 현장 중심의 육체노동이 많았던 만큼 남성 중심의 분위기가 강하고, ‘자녀 돌봄’이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편의점 업계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하지만, 최근 편의점 업계는 여성 임직원을 위한 복지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추후 여성임원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GS25, CU, 세븐일레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여성친화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임직원 출산과 육아 등 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육비, 유치원보조비 지급 △의료비 지원 △출산 지원금 △육아 휴직 지원제도 △사내 어린이집 운영 등 가족친화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출산 시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와 화장실이나 휴게실에 여성용품을 비치하는 지원제도 등이 있다. BGF리테일은 여성 임직원의 경우 육아휴직 무급 1년 추가할 수 있으며, 난임치료 휴직은 최대 3개월까지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휴가, 수유 시간 허용 제도(유급)와 태아검진시간 시간 허용 제도도 유급으로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사내 어린이집 운영 △육아휴직·자녀입학 돌봄 휴직·가족돌봄 휴직 △임신기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여성 직원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제 적용 △임신기간 중 근무시간에 태아검진시 회당 4시간까지 허용하는 제도 등 여성 임직원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는 여성 신규 채용 근로자 비율을 늘리고 여성 리더십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기업 경쟁력과 중장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인재 육성 차원에서 여성임원은 꼭 필요한 만큼 점차 여성임원의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