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챗GPT 등장에 반기는 ‘반도체·IT·콘텐츠업계’
챗GPT 연산에 요구되는 컴퓨터 성능으로 반도체 칩 수요 대폭 상승 전망 IT업계, 챗GPT 활용 웹3시대 가상경제 공간 메타버스에 활용 가능 기대
2023-04-04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 박효길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에 반도체·정보기술(IT)·콘텐츠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감당하기 위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생성형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은 물론 웹3 시대 가상공간 메타버스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로 반도체업계가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챗GPT와 같이 고도화된 초거대 AI 모델이 향후 더 많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돼, 보다 강력한 성능의 컴퓨팅 파워가 요구됨에 따라 AI 및 데이터 센터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GPT-3.5에는 175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가 사용됐다. GPT-3.5와 같이 대량의 파라미터를 적용하는 AI 모델을 ‘대규모 언어 모델(LLM)’ 또는 ‘초거대 AI’라고 한다. 챗GPT와 같은 대량 연산 및 추론이 가능한 ‘초거대 AI’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조합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여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높인 것) 등 ‘고성능 D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 나온다.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D램 반도체 업계 비트 생산량에서 챗GPT 가동을 위한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37.6%, 모바일용 D램 비중은 36.8%로 각각 추정된다. 내년에는 서버용 D램 40.0%, 모바일용 D램 36.0%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챗GPT가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지난 2020년 약 27조원 규모에서 2026년 약 107조원으로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사업의 초점을 기존의 미세공정 개발에서 빠른 데이터 처리 및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AI 반도체 기술 개발로 먼저 전환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우위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웹 3.0시대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는 가상 경제가 구현될 핵심 공간인 메타버스에 활용될 수 있다. 메타버스라는 공간적 특성에는 과거의 컴퓨터에 단순 명령을 입력하는 방식보다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적합하기 때문에 대화형 AI를 통해 이용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자동적으로 제공해 현장감 있는 가상 경험이 가능하다. 또한,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는 공간 세팅, 내부 아키텍쳐(구성방식), 아바타, 스토리라인 등 콘텐츠 디테일이 매우 중요한데, 챗GPT와 같은 생성 AI는 관련 아이디어들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제시할 수 있다. 개발자 또는 이용자의 니즈에 맞춘 가상공간을 신속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챗GPT 기술에 힘입어 온라인 아바타와 같은 가상세계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메타버스 세상이 예상보다 더 빨리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 IT산업 중 특히 사이버 보안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사이버 보안 위협 요소가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는 가운데, 갈수록 지능적이고 고도화되는 사이버 공격 기법이 챗GPT와 같은 생성 AI의 악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반면 챗GPT가 보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도 존재한다. 챗GPT는 패널 테스트 담당자, 사고 대응 담당자, 보안 운영 센터 분석가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성공적인 테스트, 공격, 사고에 대한 분석 자료를 빠르게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챗GPT는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선 대응해야 할 고위험군 이벤트를 정확히 선별하고, 기존 보안 장비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신·변종 위협도 탐지해 보안 공백을 최소화하는 등, 보안 담당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챗GPT는 방대한 데이터 셋에 대한 자가학습 및 딥러닝(심층학습)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AI 기반 검색엔진과는 차별화 된다”며 “챗GPT와 같은 생성 AI의 발전은 인간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한편, 훈련 데이터의 한계, 정보의 편향성, 비윤리적 문제 등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따라서 챗GPT의 지식에 무조건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가 큰 행위”라며 “챗GPT를 인간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써,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챗GPT보다 더 많이 아는 ‘인간의 지식’이 필요하며, 챗GPT는 사용자가 ‘잘 모르는 분야’ 보다 ‘잘 아는 분야’를 활용할 때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