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신탁大戰 하나·우리 이익 증가세 ‘눈길’

은행별로 상이해…‘특금신탁 탓’

2024-04-04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은행권 금전신탁 잔액이 늘고 있다. 신탁을 활용한 투자, 가업승계 등 다양한 기업이 고객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시장 몸집이 불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중에서 국민은행 금전신탁 이익은 신통치 않았다. 특정금전신탁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 금전신탁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은행권 금전신탁 잔액은 334조6886억원으로 일년 전인 작년 1월 말(299조3326억원)대비 35조원 넘게 증가했다. 금전신탁 규모는 2017년 200조원을 넘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사 영업보고서 기준 시중은행의 금전신탁 잔고도 전체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성과가 주목받는다. 하나은행의 작년 금전신탁 이익은 9867억원으로 2021년대비 69.2% 증가했다. 지난해 금전신탁 계정 잔고는 54조5353억원으로 2021년 42조7294억원 대비 11조8059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특정금전신탁과 퇴직연금신탁에서 선전했다. 특금신탁은 25조2929억원으로 일 년 새 7조원 넘게 불었고, 퇴직연금신탁은 27조8159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원 넘게 늘었다. 우리은행의 작년 금전신탁 이익은 8801억원으로 2021년 대비 29.0% 증가했다. 지난해 금전신탁 규모는 45조6174억원으로 2021년대비 2조원 가량 불었다. 우리은행 금전신탁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38조원대였던 2020년에 비해 40조원을 넘어선 뒤 매섭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특금신탁 규모는 시장 불황으로 일 년 새 7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드라이브를 걸었던 퇴직연금신탁과 개인종합자산관리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퇴직연금신탁은 1년 새 3조원, 개인종합자산관리 계좌는 3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1조원대 금전신탁 이익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지난 일 년 새 이익이 0.8% 소폭 성장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금전신탁 규모는 일 년 새 8조원 가량 불어 60조원대를 돌파했다. 저력은 특정금전신탁과 퇴직연금신탁이었다. 작년 특정금전신탁은 21조8192억원으로 2021년 대비 2조원 늘었고, 퇴직연금신탁은 35조7590억원으로 같은 기간 5조원 불었다. 국민은행의 금전신탁 이익은 쪼그라들었다. 물론 국민은행의 금전신탁 규모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8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금전신탁을 통한 이익은 작년 1조1550억원을 기록, 2021년 대비 19.3%(2765억원) 감소했다. 직격탄을 맞은 과목은 특정금전신탁이익으로 전년대비 4000억원 가량 감소해 퇴직연금신탁이익 등 여타 과목의 이익분을 상쇄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특정금전신탁의 강자로 군림하며 수탁고를 키워온 결과, 특히 홍콩H지수의 폭락 등 시장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