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교보생명 3세 경영인 ‘성과 쌓기’ 주목
‘3세 경영’ 초석…M&A·디지털 등 핵심 사업 전진 배치
2024-04-04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최근 대형 보험사에서 ‘3세 경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씨는 한화생명에서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장)을 역임하며 글로벌경영 성과를 부각하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신창재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씨가 디지털 전략 핵심부서에 배치되면서 성과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승계 작업의 초석 아니냐는 관측이다.
4일 보험업계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은 1985년생으로 지난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한 뒤 생명에는 2015년부터 합류했다.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등을 거쳐 2020년 11월 상무에서 전무로, 이듬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지난 2월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은 현재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을 맡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사업에 집중해왔다. 삼남인 김동선 본부장은 호텔·리조트·유통을 담당한다. 한화의 3세 승계 작업이 가속화 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동원 사장은 승진 2개월 만에 인도네시아 대형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일찍부터 뚜렷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 한화생명에서 해외 신사업은 줄곧 김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그룹의 금융 자회사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리포손보는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 77개사 중 14위,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2위인 종합보험사다. 김 사장은 오래전부터 해외 M&A에 공을 들여왔다. 앞서 베트남 시장에서는 2020년 말 베트남 법인 자회사인 한화금융기술 설립을 완료하고 현지 보험컨설팅 사업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7억원으로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최대 성과다 교보생명에서도 3세 경영 초석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교보생명은 작년 12월 인사에서 그룹데이터전략팀을 신설하고 팀장에 신창재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 차장을 선임했다. 그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졸업 후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간 근무한 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입사해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콜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과정을 마쳤고, 지난해 교보생명 자회사인 교보정보통신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 신사업 팀장을 맡았다. 지난 5월 차장 직급 경력사원으로 교보생명에 입사해 디지털전환(DT) 지원담당 직무를 수행해왔다. 신 차장은 수년 동안 디지털운영전략 분야를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그룹전략팀을 이끌게 된다. 다만 신 차장은 아직까지 교보생명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한편 3세 경영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보험사는 현대해상 한 곳뿐이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는 현대해상에 합류하지 않고 사회적 기업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경선 대표가 현대해상에 합류해야 3세 경영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