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이틀째…여야, 양곡법·후쿠시마 오염수 격론

4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징문서 여야 설전  "양곡법 농민 위한 정책 아냐" vs "일본 수산물은 되고 쌀은 왜"

2023-04-04     이진하 기자
한덕수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여야가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 양곡관리법과 후쿠시마 오염수 등을 놓고 격론을 펼쳤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양곡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여당은 양곡법은 정치적이라고 맞섰다.

국회는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질문자로 나선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폭락한 쌀값을 정상화해 달라는 절박한 농심을 짓밟고 끝내 양곡법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입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넘어 국민의 삶과 쌀값 정상화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지 일부러 외면하는 것인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는 침묵하고, 노동자들에게 혹독한 '69시간제' 과로를 강요하면서 밖에서는 한없이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죽했으면 후쿠시마 농산물을 사주고 우리 쌀은 못 사주냐 그런 한탄이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강제로 시장 격리를 해야 하는 이 법은 농민에게 좋은 정책이 아니다"며 "자유 선택에 따라 생산 조정을 하고, 직불제 등으로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맞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선의를 앞세운 섣부른 시장 개입이 시장의 질서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지금 문제가 된 양곡법도 처음에는 어려운 쌀 농가를 돕겠다는 선의에서 시작됐지만 정치적 이해가 엮이고 덧칠해지면서 악법 중에 악법으로 변질됐다"고 한 총리와 뜻을 같이 했다. 
신정훈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양곡법 개정안에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지난달 23일 야당인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전날 한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며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이 한 총리를 향해 "전날 답변 과정에서 '돌덩이'는 상당히 부적절해서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상처를 받았고, 이에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며 "부적절한 비유였지 않나"라고 재차 물었다.  한 총리는 "아니다.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며 "돌덩이라고 한 것은 한일 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 했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 총리의 발언이 이어지자 본회의장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 총리는 "국민을 지칭한 바도 없고 징용 희생자를 지칭해 말한 것이 아니라"며 "똑바로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똑바로 듣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후에도 회의장 내에 고성이 잦아들지 않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