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이잉원-메카시 회동에 강력 규탄…"단호한 조치할 것"

대만 총통과 미 하원의장, 1979년 이후 처음 만남 "중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 심각히 훼손한 것"

2024-04-06     이진하 기자
차이잉원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미국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회동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던 전례까지 거론하며 강력한 입장을 밝히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6일 중국 외교부는 사이트에 게재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엄중한 교섭과 반복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대만지역지도자' 차이잉원의 미국 경유 방문을 허가했고, 미국 정부 서열 3위 인물인 매카시 의장과 접견해 차이잉원이 대만독립 주장을 펼칠 수 있게 무대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움직임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연합 공보 규정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며 중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분리세력에게 매우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데 중국은 강력한 반대와 비난을 표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5일(현지시간) 미국 서열 3위인 매카시 하원의장이 LA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났다. 대만 총통이 미국 내에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또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미국에서 이뤄진 양국가 간 최괴위급 만남이다.  오찬 회견을 시작하며 차이총통을 향해 매카시 의장이 "미국의 훌륭한 친구"라며 "나는 우리가 미국과 대만 국민을 위해 경제적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 안정을 증진할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는데 낙관적이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도 매카시의 환대가 따뜻하다며 "정말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는 피트 아길라 민주당 의원 등 공화·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0여 명이 동석했다. 이후 회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을 경유하는 중앙아메리카 2개국 순방길에 올렸다. 뉴욕을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한 뒤 귀국길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들렀다.  회동 자리에 차이 총통 지지자들과 친중단체가 각각 몰렸다. 대만 국기를 든 이들은 차이 총통을 지지하며 환영했고, 친중단체 회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시위했다.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에는 '하나의 중국!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내건 작은 비행기가 상공을 날아다니기도 했다.  중국의 반발에 미국 정부는 차이 총통과 이미 6차례나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했고, 과거에도 방미 시 의원 접촉을 해왔던 만큼 중국이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