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북아 분위기 변화…리스크 산재 주의보
對 中‧日 무역 적자기조에 불확실성 커져 각국 정치 상황에 경제계 타격 우려 잔존
2023-04-06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수출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국내 산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수출은 지난 13개월 동안 수입이 수출을 넘어서는 등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일본에 대한 수출은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내 변화가 관측되지만, 국내 업체들은 갈피를 못잡고 있다. 우선 중국과의 무역은 국내 업체들에게 악재다. 2월까지 누적 수지 기준으로 대중 적자액은 50억74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핵심 에너지원인 석탄과 원유를 수입하는 호주(48억1500만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억6900만달러)를 제치고 중국이 적자액 1위를 기록했다. 당초 지난해 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발표에 국내 기업들은 반색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의 전체 수출액 대비 중국의 비중은 △2018년 26.8% △2021년 25.3% △2022년 22.8% △2023년 19.8%(1월 1일~3월 20일)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리오프닝 효과를 보지 못하고 상황만 악화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술유출도 심각한 문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정원이 적발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93건으로 피해액만도 25조원에 달한다. 특히 해외로 빼돌려진 산업기술 3건 중 1건이 국가핵심기술이었다. 중국의 경우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한국 기업의 기술은 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득실을 따졌을 때 큰 이익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 산업계는 내수 비중이 큰 특성을 가졌다. 대부분의 현지 업체들은 한국을 수출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산 제품의 수입에는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단순히 일본 시장의 특성만 알아도 국내 업체에게는 이득이 적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출 기회가 늘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관계 개선을 환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한·일 경제협력 인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76.6%가 대일 경제교류 확대를 희망한다고 답한 바 있다. 경제계에서는 역사적 사실부터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점에서 중국, 일본과의 성급한 교역을 경계하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3개국은 과거부터 오랜 기간 악연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각 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언제든 교역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