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일본 사과의 진정성을 알 수 있다

2024-04-06     매일일보
원동인
진정성 있는 사과란 무엇일까? '진정성'이란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을까. 우리는 통상 사과의 진성성을 느끼는 것은 사과 후, 그에 동반된 행동을 보고 진정성을 가름한 것이다. 그러나 역시 사과의 진정성을 알기는 쉽지 않다. 일본은 수 없이 사과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다. 일본 사과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일본 역사 교과서가 있을 것이다. 3월28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4년판 초등학교 4·5·6학년 사회과 교과서 검정 심사 결과를 공개했고 이것을 통해 일본의 '진정성'을 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강제동원과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서술된 부분이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점유율 1위인 도쿄서적은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의 병사로서 징병됐다"는 기존의 표현을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에 병사로 참가하게 되고, 후에 징병제가 취해졌다"로 변경했다. 해당 문구가 있는 칼럼 옆 사진의 설명은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에서 '지원해서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로 바꿨다. 점유율 2위인 교육출판의 6학년 사회 교과서도 "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에 내보냈다"는 기술에서 '징병해'를 삭제해 "일본군 병사로서 전쟁터에 내보냈다"로 단순화했다. 도쿄서적과 교육출판은 새 교과서에서 징병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거나 일부 시기에만 이뤄졌다는 식으로 기술을 변경하고 '지원'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많은 조선인이 자발적으로 일본군에 참여했고, 일제가 징병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인식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두 번째로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서술을 강화했다. 도쿄서적은 초등학교 3∼6학년 용 지도 교과서에서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지만 한국에 점거돼 일본이 항의하고 있다”라는 2019년판 서술에서 '불법점거'를 추가했다. 1982년, 일본 고교 역사 교과서 검정 당시 문부성이 한국-중국 근대사와 관련된 내용을 일본 측에 유리한 형태로 수정하면서 역사 왜곡 이슈가 폭발했고 이것을 계기로 충남 천안에 국민의 성금을 모아 독립기념관을 설립했다. 일본의 역사왜곡 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들의 역사왜곡과 독도 영토 주장이 전혀 변하지 않고 날이 갈수록 강도를 높이면서 체계적으로 야금야금 단계화하여 계획적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를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쯤으로 인식하고 서서히 삶아 역사와 독도를 송두리째 날로 먹겠다는 심사가 다분하다. 이것이 일본의 진정성이다. 일본은 수 없이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필자는 사과를 이행하기 위한 행동은 본 적이 없다.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하면 대차게 당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