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쿠시마 오염수 공방…"해군 그대로 먹어" "괴담, 가짜뉴스"

6일 국회 국방위에서 오염수 해군 영향 놓고 충돌 설훈 "일본 자료도 안 내놓고 미심쩍어 위험" 성일종 "후쿠시마 타령으로 반일몰이 하는 것"

2024-04-06     문장원 기자
6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우리 해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함정에서 근무하는 해군이 방사능에 오염된 바닷물을 정수해 먹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괴담'이라고 반발했다.

국회 국방위는 6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국방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해군 함정에 있는 우리 해군이 후쿠시마로 오염된 해수를 정화해 먹는다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지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로 국민들이 우려가 높은데 국방부의 입장이 있느냐"라고 물었고, 이 장관은 "그 문제는 국방부가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해군 함정 활동 간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해군이 장기 작전을 나가서 물탱크 물이 떨어지면 바닷물을 조수기를 통해 식수로 만드는데 방사능을 걸러낼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지난 몇 년 전에 해군 함정 활동에 관해 방사능 측정 관련 장비를 전력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제가 알기로는 조수기가 짠물은 걸러낼 수 있지만 방사능을 그 어떤 기구로도 걸러낼 수 없다"며 "우리 해군이 오염수를 그대로 먹는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라"고 고성을 지르며 김 의원을 비판했고, 김 의원은 "왜 상대방 말을 듣지 않고 끼어드느냐"고 항의하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장관에게 "야당이라서 정치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국방부가 안이하게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어떻게 할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우리 해군이 그 물을 먹고 어떤 질병에 걸릴 수도 있는데 미군을 통해 일본에 항의하는 방법도 있다"며 "한미 장관회의나 연합사령관을 통해 요구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이 장관은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중요하듯 국방부 장관 입장에선 우리 장병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일본이 IAEA에 요청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2011년도 후쿠시마 원전이 터졌을 때 후쿠시마 앞 바다에 미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가 80여일간 정박해있었다"며 "안에 있던 5500명 군인들이 그 바닷물을 정수해 마시고 목욕하고 이도 닦았다. 그 뒤에 100여명이 희귀병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설 의원은 "일본은 IAEA가 괜찮다고 했다지만 믿기 어렵다"며 "일본은 여러 자료도 안 내놓고 미심쩍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우리 병장들 1만2000명이 바다에 나가 결국 바닷물을 먹어야 하는데 어떻게 대처할 거냐"고 거듭 지적했다. 이 장관은 "레이건 항모가 (2011년에) 정박했을 와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며 "그때는 오염수 처리를 안 했을 때고 지금은 일본이 다핵종제거장비를 가지고 처리한 뒤 결과를 IAEA와 협의를 하는 걸로 안다. 안전한 수준이 됐을 때 방류하는 거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종섭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근거도 없이 괴담을 퍼뜨린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은 "사드에서 나온 전자파가 위험한가. 과거 광우병 괴담이 돌았는데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죽은 사람이 전 세계에 한 명이라도 있느냐"고 따졌다. 성 의원은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지고 괴담 수준 이야기를 한다"며 "후쿠시마에서 나올 삼중수소의 양이 22조 배크럴정도 되고, 영국이 원전을 운용하면서 1540조 배크럴을 지금 매년 방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영국에서 매년 방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이 후쿠시마보다 70배가 많다"며 "2021년 7월부터 11개 국가 국내외 전문가 및 전문기관들이 IAEA 티에프에서 오염수 방출 문제를 놓고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도 거론했다. 성 의원은 "일본이 방류 결정을 2021년 4월에 했는데 문재인 정부 때 아니냐. 왜 그때는 이야기 안 했느냐"며 "왜 윤석열 정부 1년도 안 지났는데 후쿠시마 타령을 하느냐. 정치적 타령을 할 일이 아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반일몰이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군이 그리 걱정이 되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과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질문을 해야 하는데 지금 아무것도 없이 괴담과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실제 가장 먼저 민감한 반응을 보일 곳은 일본 해군(해상자위대) 아니냐"며 "그다음 조류가 닿는 하와이나 알래스카, 캐나다, 미국 본토 순일 것이다. 우리가 염려하는 건 이해되지만 (야당에서) 너무 앞서가니까 괴담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