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뜨는 ‘NPL’ 2금융 물량만 1조

PF대출 잔액 ‘85조원’…부동산 침체發 NPL 비율 일제히 상승

2023-04-06     홍석경 기자
부동산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올해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 ‘NPL’(Non Performing Loan; 무수익여신)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잔액은 현재 85조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부실채권이 크게 늘면서 2금융권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5조8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잔액(116조5000억원) 중 73.6%를 차지했다. 부동산 PF 잔액이 늘면서 2금융권의 부동산 PF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도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의 익스포저는 27조2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말에 비해 331.7% 급증했다. 저축은행의 익스포저는 10조6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152.4%나 커졌다. 지난해 9월 기준 각 업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 중 고위험 사업장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저축은행 29.4% △증권사 24.2% △보험사 17.4% △여신전문회사 11.0% △시중은행 7.9% 등이었다. 고위험 사업장은 본PF 대출을 받은 사업장 중 공정률이 60% 이상이면서 분양률이 50% 이하이거나 브릿지론을 받은 사업장 중 위험 지역에 있는 곳이다. 지난해 9월 부동산 PF대출 연체율도 시중은행은 0.14%였지만 2금융권은 0.77%에 달했다. 2금융권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그간 주춤했던 NPL 시장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NPL 시장은 2012년 6조53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3조~4조원대 수준을 유지해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부가 기업의 일시적 유동성 악화를 막기 위해 대출 만기를 연장해줘 지난해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지속하며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올해 캐피털과 저축은행 NPL 물량은 무려 1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있는 상위권 저축은행들도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작년 말 기준 NPL이 2.65%로 전년동기 대비 0.04%포인트(p) 소폭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7.16%에서 7.95%,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33%에서 2.55%, 웰컴저축은행은 4.93%에서 6.25%, 페퍼저축은행은 2.18%에서 4.71%로 부실채권 비율이 늘었다. 금융당국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총력전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7일 저축은행 업계·저축은행중앙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기자본 20% 룰’ 자율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은 PF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주(시행사)에 대해서만 PF대출을 취급할 수 있었다. 자율협약 등 의결을 거친 신규 지원자금에 한해 의무를 한시적으로 미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