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號 우리금융 비은행 M&A 속도낸다
시총 1000억 업체 유력해 “SK‧이베스트 가능성 낮아”
2023-04-06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비은행 M&A(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임 회장은 지난달 말 “아직 구체적인 제안이 오거나 협의할 만한 증권사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처분을 원하거나 협상할 여지가 있는 곳이 있다면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이 “증권사 신설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증권사 인수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못 박은 만큼, M&A를 통한 비은행 포토폴리오 변화는 임 회장의 역량 검증 지표가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때부터 최우선 과제 삼았던 ‘증권사 M&A를 통한 비금융 포토폴리오 강화’가 임종룡 회장 숙제로 넘어온 모양새다.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잇달아 인수했다. 완전한 금융지주 체제를 위해 남은 퍼즐은 증권사와 보험사다. 이중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퍼즐은 증권사 M&A다. 특히 증권종목은 실적 악화로 인해 최근 주가도 힘을 잃었다. 연신 시가총액이 쪼그라들면서 증권사 저평가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금융이 이새를 틈타 합리적인 가격으로 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물망에 올랐던 증권사는 유안타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중소형사들이다. 이들 잠재 후보군 중에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증권은 SK주식회사와 브랜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SK증권은 SK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다. 2018년 사모펀드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 유한회사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주기적으로 SK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해왔다. 높은 브랜드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SK’ 브랜드로 쌓아온 기존 입지를 발판삼아 도약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SK증권은 김신 사장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고등학고 선후배 사이로 막역했던 것으로 알려져 거래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현재 정황과 각자의 니즈에 이견이 있어 회장 교체 시기까지 실제 M&A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그룹 편입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이베스트의 최대주주인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는 지분 매입 후 매각과 LS편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들이 주기적으로 나왔다. 지앤에이 측은 생각한 매각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 물색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베스트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방증이다. 지앤에이 측이 매각을 포기하면 LS편입을 통한 대기업집단 증권사 탄생이 아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1000억원 이하 증권사가 우리금융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1000억원 이하로 인수 부담이 없으면서도 알짜 기업인 증권사에 금융그룹의 신인도를 더하면 충분히 중형 증권사 이상으로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거론되는 소형증권사로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6일 종가 기준 시총 56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주주는 사모투자조합인 더케이파트너스(4월 5일 기준 지분율 45.68%)와 수민인베스트먼트(3.9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