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장” 보험사 너도나도 사내벤처 육성

미래 성장 동력 확보…헬스케어·자율주행 등 육성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 임직원 주도 신사업 구상

2023-04-09     홍석경 기자
전영묵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내벤처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역량있는 임직원들을 선발해 별도 사무실과 예산 등을 지원해주며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디지털과 헬스케어 등 일찍부터 미래 먹거리를 찾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사내 스타트업 1호 ‘필라멘토’ 1년 반의 사업모델 검증을 거쳐 오는 17일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필라멘트는 국내 보험사 최초의 사내 스타트업 분사 사례다. 필라멘토는 이미지를 텍스트로 전환하는 OCR(광학 문자 인식) 기술을 활용한 영양제 조합평가 플랫폼이다. 한번의 촬영으로 복용 중인 영양제를 평가해주며 영양제 인식률이 무려 95%를 넘는다. 영양제 조합 분석을 통해 고객의 성별·연령별 영양소 과부족 현황, 제품 간 상성, 주의사항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7월 베타 애플리케이션(앱)을 런칭해 다운로드 수 3만, 영양제 조합평가 3만 건을 달성했다. 향후 건강식 밀키트 추천 및 판매, 프리미엄 구독서비스 등을 추가해 헬스케어 종합서비스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필라멘토가 벤처 생태계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2021년부터 운영 중인 ‘삼성생명 사내 스타트업’은 임직원들이 직접 주도하는 방식의 혁신 문화를 확산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추진하며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사내 스타트업은 현재까지 1~4기 8개팀이 선발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5기 공모를 받아 선발팀을 심사 중이다. 신한라이프도 사내벤처를 성장시켜 자회사로 출범했다. 지난해 말 출범한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신한큐브온’은 신한라이프에서 사내벤처를 맡아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을 총괄 운영해 온 이용범 헬스케어 사업팀장을 초대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하우핏은 오픈 이후 누적 이용자 수 28만명(11월 말 기준)을 확보했다. 신한큐브온은 하우핏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향후 B2B 분야로 제휴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교보생명 역시 올해부터 ‘교보 사내벤처제도’ 운영에 착수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6월 공모전을 거쳐 문화, 콘텐츠, 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내벤처 9개 팀을 선발했고, 같은 해 9월부터 3개월간 예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사내벤처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9개 팀의 사업화와 창업 준비를 도울 예정이다. 또 이들이 창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별도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외부 전문가 컨설팅, 스타트업 미팅 등 사업화 코칭도 지원한다. 이밖에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은 헬스케어,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며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DB손보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대기업-스타트업 해결사 플랫폼 제3탄-자율주행, 바이오’ 사업에 참여해 스타트업과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협업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스타트업 8개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올해에는 AI, 메타버스, NFT, 플랫폼 등의 신기술 분야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