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온라인서 간편하게”…유통업계, 역직구 판 키운다
거세진 한류 열풍에…역대 최대 해외직판 수요 기록 해외 고객 유입으로 수익로 확장…중소 상생 효과도
2023-04-09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한류 위상으로 ‘해외 역(逆)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역직구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외국 전자상거래에서 직접구매하는 행위를 일컫는 ‘직구’의 반대말이다. 국내 판매자가 국경을 넘어 외국 소비자에게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해외직접판매’다.
최근 오징어게임, 기생충,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로 한식‧K-바이오 등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치솟자, 해외직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보도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역직구 건수는 4049만7000건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한류 초창기를 이끈 중장년 세대에 이어 신흥 소비 권력인 10~30세대까지 한류 열풍이 확산되면서 K-제품 고객층이 탄탄해진 만큼, 역직구 인기 확대는 지속될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발맞춰 식품, 패션, 뷰티 등 유통업계가 전방위적으로 역직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역직구 판매 서비스를 강화하며 K-브랜드의 해외시장 판로 확대에 나섰다. 티몬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갖춘 중국 최대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중국 틱톡)’을 통해 선보이는 방식이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중국의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티몬의 파트너들은 중국 플랫폼 입점, 마케팅 및 물류 준비 등의 복잡한 절차 없이 사업성을 초기 테스트해볼 수 있다. 주요 상품으로는 중국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뷰티, 가공식품, 의류 등이 꼽힌다. 쿠팡의 글로벌 모기업인 쿠팡 Inc.는 지난해 말부터 대만에서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만으로 배송되는 로켓배송 상품의 절반 이상은 중소기업 제품이고 90%는 한국에서 배송돼, 대만 로켓직구 서비스가 국내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이 물류, 통관, 수입세 징수, 대만 현지 라스트마일 배송 등 해외 판매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항들을 대신 처리해 주기 때문에, 이미 로켓배송에 입점한 많은 기업들은 관련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큐텐재팬’의 K뷰티 매출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도 뷰티 제품 판매량 기준 상위 100개 품목 가운데 한국제품이 40개를 넘었다. 상위 5개 제품 중 4개가 한국 브랜드다. 이베이재팬은 지난해 4월 하이퀄리티 제품 중심의 셀러만 엄선해 저가 제품과 차별화한 패션 전문 서비스 ‘무브’(MOVE)를 런칭했다. 지난해 일본 현지 패션 관련 사이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할 정도로 주목받았는데, 실제로 2022년 4분기 기준 2분기 대비 매출이 40% 성장했다. 이베이재팬은 올해도 무브가 지난해 대비 3~4배 이상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마케팅 역량과 한국 셀러 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해외거주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산 면세품 역직구몰을 운영 중이다. 한국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면세 채널을 통해 K-패션·뷰티·건강기능식품 등 200여종의 국내 브랜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단 점에서 큰 호응을 끌었다. 향후 역직구몰 내 입점 브랜드 및 상품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류 확산이 지속되고 K상품 고객층의 소비력이 부상하면서 역직구의 인기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쌓아온 풀필먼트 서비스 역량과 물류 인프라를 해외직판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해외 고객 유입으로 수익로를 보다 더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 성장 발판 마련, 자체 채널 인지도 강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