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완전허용 예고 “개미 뿔났다”

금융당국 수장들 연내 전면 재개 시사 개인투자자들 "아얘 금지해라" 성토  여론 악화에 이복현 "검토 無" 선회

2024-04-09     이광표 기자
이복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재개 움직임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동학개미들 사이에선 공매도 전면 재개가 아닌 금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토 없다"라며 입장을 선회했는데 당국이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목토론방 등에서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한 불만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는 최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공매도 관련 규제 완화, 전면 재개 검토 등을 밝힌 영향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민들이 원하는 공매도 금지는 안하고 누구 좋으라고 전면 재개를 한다는 거냐", "경기도 안 좋고, 증시도 안 좋은데 공매도를 왜 풀겠다는건지 모르겠다" 등의 글을 게재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공매도 전면 재개 이전에 공매도에 따른 국민들의 피해 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상환기간, 담보비율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국민들의 불만이 이유 있는 불만인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 공매도 피해 조사를 해야한다"며 "공매도 계좌가 특정되기 때문에 공매도 계좌의 수의계약을 조사해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공매도에 대한 상환기간과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런 제도 개선을 전혀 안하고 공매도 전면 재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홍콩을 예로 들며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지 않아도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정 대표는 "홍콩은 공매도가 가능한 종목의 수가 우리나라보다 적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면서 "굳이 (공매도) 전면 재개를 내세워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 시킬 필요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일, 연내 공매도 재개 가능성을 밝힌 지 닷새 만에 "검토조차 꺼내기 어렵다"고 입장을 바꿨다.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는 걸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