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佛 ‘세일즈외교’… ‘미래형 파트너십’ 구축
창조경제·금융 협력강화… 제3국 공동진출 위한 교류의장 마련키로
2014-11-05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박 3일간의 프랑스 ‘세일즈외교’ 성과는 창조경제와 금융 분야의 협력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프랑스의 발달된 기초과학과 첨단기술, 문화예술을 토대로 한 창조산업 및 금융과 우리의 강점을 결합해 상호 간에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특히 양국 경제인 간의 교류협력과 관련기관 간 협력체계 강화 등을 통해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미래형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평가다.이번 순방을 통해 박 대통령은 그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펼쳐 온 세일즈외교의 지평을 유럽 권역까지 확장했다.다만 신흥국에서의 세일즈외교가 인프라와 자원에너지 등 정부 간 협력이 골자였던 데 반해 선진국인 프랑스에서의 세일즈외교는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민간기업의 활발한 교류·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졌다.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도 양국 경제인 간의 협력 네트워크와 선진국형 세일즈외교 기반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행보다.양국은 기업인 간의 교류협력이 보다 수월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사증(비자) 절차 간소화를 추진키로 했다. 양국 간 투자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하려는 사람들이 안정된 신분을 조속히 취득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이에 따라 양 정상은 2014년 ‘기업인 및 취업인턴 상호진출지원 협정’ 타결을 목표로 하고 협정체결 전이라도 신속한 비자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공동 발표했다. 협정은 입국 비자의 구비서류를 간소화하고 기존에 3개월 가량 걸리던 비자 처리기간을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한편, 청년 취업인턴 교류 확대를 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우리 기업 단독 또는 프랑스 기업과 공동으로 제3국 진출시 금융 및 보험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협력 양해각서(MOU)도 4건 체결됐다.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수은)과 프랑스 기관 및 기업 간에 우량사업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의 금융·보험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풍부한 문화콘텐츠와 튼실한 기초과학 역량을 보유한 프랑스에서의 세일즈외교인 만큼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다양한 경제협력 성과물도 도출됐다. 창조경제의 주역이 될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첨단기술 강국인 프랑스와의 협력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총 64명의 경제사절단 중 절반인 32명을 포함시키면서 유럽 순방으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중소·중견기업인 사절단을 꾸린 것도 중소기업 분야의 양국 간 공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우선 양국은 지난 5월 체결된 양국 중소기업중앙회간 MOU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기술우위 중소기업간 기술교류와 연수, 상호투자 활성화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을 추진키로 했다.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프랑스 생산성재건부가 최초로 1대 1 펀딩방식(각각 10억원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대상 공동 연구·개발사업을 시범 추진키로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선진국과의 국제공동연구는 대부분 한국이 100% 펀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1대 1 펀딩방식은 우리나라를 기술협력 대상으로 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양측은 내년 1분기에 바이오·의료, 에너지·환경, 로봇·자동차·기계, 소재·나노·정보·통신 등 5개분야를 대상으로 연구과제를 공동 공모할 예정이다.양국은 보건 및 제약분야의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와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Sanofi Aventis)는 지난 2009년 6월 임상시험 연구 등에 대한 7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현재 투자확대를 위한 2단계 MOU가 협의 중이다.또 우리나라 신풍제약과 프랑스 국영 제약회사인 LFB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에 바이오의약품 제조를 위한 공장 건설에 합의한 상태다.박 대통령이 미래 친환경 자동차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정상회담 후 르노 전기차 체험관을 방문키로 한 것도 창조경제를 위한 양국 간 협력강화의 연장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