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진보당 해산청구안 통과에도 ‘침묵’
대통령 英 국빈방문으로 입장 발표 부적절 판단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청와대는 5일 법무부의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침묵 모드’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 중이고 청와대 홍보라인도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국내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석기 진보당 의원과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기존 대응에 비춰 볼 때 이번 위헌 정당 해산 청구는 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월28일 이 의원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압수수색이 실시됐을 당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혐의가)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며 박 대통령은 이 의원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전달받은 지난 9월2일 지체없이 이를 재가해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대통령 부재 중에 법무부가 국무회의 긴급상정이라는 이례적 형태로 정당해산 청구안을 올린 것은 박 대통령에게 사전보고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진보당의 해산 여부는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며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해 최종 결정된다. 이 의원의 내란음모 등의 혐의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정당 해산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한 것은 진보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가 상당부분 사실이라고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0일 간의 헌재 심리 기간 등을 감안, 내년 6·4 지방선거 전 통진당 해산을 목표로 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국정원의 댓글 사건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과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던 정부와 청와대가 이 의원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내란음모 혐의를 전제로 정당 해산 절차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