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하늘길 열리니 봄바람 살랑”…부활 날개짓 펴는 명동 상권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 관광객 증가 명동 상권 회복세에 맞춰 매장 재개
2024-04-09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서울 쇼핑 1번가 명동 상권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연휴도 임박해 해외 관광객 유입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 주요 상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상승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1~17일 기준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배 급증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수치다. 외국인 매출 비중도 지난해 12% 수준에서 올해 73%로 6배 가량 치솟았다. 올해 1~3월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0%, 430% 불어났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일평균 승하차 인원은 2020년 약 3만4000여명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4만1500여명으로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1.5%로 파악됐다. 같은해 1분기(42.1%)와 비교해도 대폭 줄었다. 다이소 명동점은 지난달 1일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기존 5층에서 12층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은 지역성 특성을 고려해 층별 카테고리를 재구성했다. 1층은 시즌 상품과 계산대 △2층은 미용·패션·악세서리 △3~4층 문구·팬시용품 △5층 식품·일회용품 △6~8층 주방·욕실용품 △9층 인테리어·용품 △10층 원예·조화·반려동물 △11~12층 취미용품 등으로 탈바꿈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제작된 매장 층별 가이드북도 마련했다. 올초 아디다스는 서울 명동 엠플라자에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을 개점했다. 한국적 특색을 한층 녹여낸 이번 매장은 약 757평으로 국내 매장 중 최대 규모다. ‘홈 오브 스포츠’라는 콘셉트로 스포츠 퍼포먼스, 오리지널스, Y-3 등 아디다스의 전 브랜드를 보유했다. 매장 1층에 있는 서울 샵과 서울 랩에서는 서울의 스토리를 녹여낸 국내 파트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나만의 커스텀 제품을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부터 휴점하던 매장을 오픈했다. 올해 추가 2개 점포까지 확장해 명동에만 6개 점포를 가지고 있다. CJ올리브영도 지난해 10월 명동타임워크점을 선보이며 현재 명동상권에만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코웰패션의 ‘FIFA1904 플래그십숍 명동점’도 지난달 오픈했다. 코웰패션은 FIFA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이후 해외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발 매장 ABC마트도 지난해 명동에 스탠다드 매장 ‘명동길점’을 론칭했다. 다양한 고객층이 찾아오는 명동 상권 특성을 반영했다. ‘슈마커 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명동길 유네스코 회관에 진출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캐주얼 브랜드, 온라인 전문 브랜드 등 상품을 소개한다. 서울시에서도 외국인들의 주요 방문지인 명동을 포함한 7개 관광특구 활성화를 통해 관광거점 중심 소비확산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명동, 홍대 등에서 오는 4월 30일~5월 7일까지 쇼핑, 여행·숙박, 패션·뷰티 등 3000개 매장이 참가하고, 최대 50% 할인 혜택을 담은 ‘서울 쇼핑 페스타’를 진행한다. 또한, 외국인 단체 관광객에 국내 여행자보험 가입비를 최대 3000원 지원해주는 사업도 시행한다. 정부에서도 2023~202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를 목표를 세우는 등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을 맞아 명동 상권이 본격 부활하기 시작하는 단계로 보인다”며 “분위기가 전환된 만큼 업계에서도 소비자 유치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