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캐나다, 필리핀 기준금리 동결 전망

연준 향후 행보 따라 각국 금리인상 기조 변화 전망

2023-04-10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한국과 캐나다, 필리핀 중앙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자체 조사한 결과, 16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15명이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금리 인상을 예상한 이코노미스트는 단 1명에 불과했다면서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하면 지난 2021년 8월 긴축에 들어간 이후 첫 2번 연속 금리 동결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한국은행이 금리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무역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수출주도 경제를 가진 한국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스와프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향후 12개월 안에 적어도 한번, 향후 2년 안에 적어도 두 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3.50%인 한국의 기준금리가 3.75%로 오를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본다면서도 올해 4분기에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한국은행이 오는 8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면서 11일 금통위에서 더 많은 위원이 현행 3.5%가 최종금리란 견해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올해까지 현행 금리가 유지된 뒤 내년에 2.5%까지 점진적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현지시간) 정례 금리 정책 회의를 여는 캐나다 중앙은행도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3명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에서 전원이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동결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번 달 동결에 이어 다음 회의에서는 금리를 내릴 가능성까지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경제가 둔화하거나 약한 침체 조짐만 보여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는 지난해 초 0.25%였던 기준금리를 4.5%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 지난해 7월에는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한편 펠리페 메달라 필리핀 중앙은행(BSP) 총재는 9일 로이터에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보다 높지 않으면 다음 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6.25%까지 4.25%포인트나 인상했다. 필리핀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7.6%로 2월의 8.6%에 비해 낮아졌으나 아직 중앙은행 목표치인 2~4%에 비해서는 매우 높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행보에 따라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경제 둔화 가시화 조짐이 나타나고 금융시장 불안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만약 연준이 5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한 뒤 금리동결에 나서면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이 이르면 연내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선진국도 뒤따라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