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배터리, IRA 날개 달았지만 숙제 여전
IRA 세액공제 혜택 받은 LG엔솔, 1분기 역대 실적 북미 생산 확대하는 LG·SK·삼성, 세액공제 수혜 확대 美, 中 겨냥 ‘해외우려 집단’ 구체화… 韓, 탈중국 시급
2023-04-10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올 1분기 매출 8조7471억원과 영업이익 632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1.4%, 144.6% 증가했다. 창사 이래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 호조에 올해부터 시행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까지 더해진 결과다. LG엔솔은 이번 1분기 실적에 IRA 세액공제 예상금액 1003억원을 반영했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이 IRA 수혜로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IRA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엔솔은 지난 7일 올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LG엔솔은 이번 1분기 실적에 IRA 기반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예상치를 반영했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의 ‘핵심 부품 조건’과 ‘핵심 광물 조건’을 충족하면 배터리셀 1킬로와트시(KWh) 생산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45달러의 세액공제를 지급한다. LG엔솔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AMPC 수혜액은 15.8%에 이른다. LG엔솔은 AMPC 덕분에 증권가 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도 기록했다. LG엔솔은 “회계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023년 1분기부터 실적에 AMPC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북미 공장을 확대하고 있는 SK온, 삼성SDI도 이러한 AMPC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혜만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탈중국을 골자로 한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등 숙제도 남아 있다. 미국은 2025년부터 적용할 ‘해외우려 집단’에 대한 작업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현재 ‘해외우려 집단’을 어떻게 정의하고 적용할지 불분명한 상태다. 일단 ‘해외우려 집단’에 중국 관련 규제가 담길 것이란 게 업계 지배적 관측이다. 미국이 ‘해외우려 집단’이 채굴·가공·재활용한 광물의 사용을 금지할 경우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