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전원위, 與 "의원 정수 줄이자" 野 "비례 늘려야"

여야 '위성정당' 꼼수 논란에 반성으로 시작 야당, 노무현 소환하며 선거제 개편 강조

2023-04-10     이진하 기자
국회는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헌정사상 최초로 선거제도 개편을 주제로 전원위원회(전원위)의 막이 올랐다.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을 논의한 후 19년 만이자, 선거제 개편을 주제로 열리는 헌정사상 최초의 전원위다. 여야 의원들은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각종 사안을 제시하며 의견 차이를 보였다. 

국회는 10일 오후 '제1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열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발언자는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11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총 28명이 발언대에 올랐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비판하면서 과거 위성정당 사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현행 선거제도는 정책 개발보다 다른 정당과 지도자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선거운동 방법"이라며 "모든 정당에서 강경파가 발언권을 장악한다 국회의원을 대폭 물갈이해도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으로 대결과 갈등의 정치 문화를 종식시키고 고착화된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례대표제만은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현재 비례대표 의석은 47석으로 300석 중 15.7%에 불과한데, 혼합형 선거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 중에서도 상당히 낮은 편이기에 최소 3대1 비율인 75석까지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 발언자 대부분은 형행 소선거구제 폐지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전환을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과 윤호중 의원은 각각 비례대표 의원 비율을 4분의 1인 75석, 최소 6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선거제 개편의 절박함을 논했다. 전해철 의원은 "선거제 개편은 현재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것"이라며 "그 절박함에서 노 전 대통령은 선거제도만 고친다면 권력을 모두 다 내줄 수 있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례대표 숫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의당은 이번 선거제의 핵심은 비례대표 숫자를 확대하고 정당 지지율로 의석수를 수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 정치 의사가 100% 반영되는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가 최선으로 보지만, 현행 제도보다 대표성이 높아진다면 어떤 제도도 열어놓고 검토할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10일부터
반면 여당 의원들은 과거 '위성정당'을 꼼수라고 표현하면서 선거제 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도입, 의원 정수 축소 등을 주장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제1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이 배제된 채 선거법 개정이 야합으로 이뤄졌고, 그 결과 미래통합당이 아닌 미래한국당 소속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됐다"며 "경위를 떠나 지난 총선 때 자행된 꼼수 위성정당 논란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우리 모두의 과오"라고 지적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선거제는 합의 처리의 대원칙을 깬 헌정사의 오점이 남긴 저치적 사생아"라며 "바람직한 선거 제도는 국민 개개인의 표의 가치가 공평하고 균형 있게 의회 구성에 반영되게 하는 것으로 국민이 선택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라는 국민의 함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위성정당 편법까지 동원한 민주당은 비례대표까지 180석이란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국회의 협치 전통과 원칙을 무시했다. 수도권에서 극단적인 왜곡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여론조사를 인용해 비례대표 의석을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행 소선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았다"며 "비례대표제 자체가 아예 폐지돼야 하고 현행 대통령 직선제하에선 소선구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원위는 오는 13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결의안 등을 토대로 선거제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100명의 의원이 발언대에 나선다. 12일에는 선거제 관련 전문가의 질의·답변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