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원의 무기화…순환자원 가치 끝없이 오른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폐기물 급증…순환자원 중요성 본격 대두 순환자원·관련 업계 가치 급성장…환경부, 순환경제 조성 본격화

2024-04-11     김원빈 기자
코로나19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부각되며 순환자원의 가치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순환자원의 가치 상승은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며 본격화됐다. 코로나19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하자 생활폐기물이 급증해 이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본격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작년 환경부가 발표한 ‘2021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019년부터 폐기물의 총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때 폐기물은 생활계폐기물·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건설폐기물 등을 합산한 양으로, 2019년 전년 대비 11.5% 급증한 1억8149톤(t)을 기록했다. 이어 2020년에는 1억9546t을 기록해 2019년 대비 7.7%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의 여파가 지속된 2021년에도 증가세는 지속돼 전년 대비 1% 증가한 총 1억9738t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서울시에서도 이 시기 급증하는 폐기물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작년 8월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생활폐기물 중 재활용품 배출이 급증했다. 특히, 당시 서울시민 1인당 일일 플라스틱 배출량은 236그램(g)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10g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를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플라스틱 쓰레기만 일일 2300t이 발생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은 31.9%에 육박했다. 이처럼 전국적 단위에서 생활폐기물이 급증하자 ‘순환자원’ 그 자체의 가치와 유관 산업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일례로 스타트업 ‘수퍼빈’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플레이크 소재화 공장 ‘아이엠팩토리’를 준공하며 사업을 본격화 했다. 해당 공장은 인공지능(AI) 기술과 센서 등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으로 확보된 데이터는 순환자원 추적에 이용될 예정이다. 폐기물 수집운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박스’의 운영사 ‘리코’도 145억원 규모의 시리즈B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GS 등 기존 투자사의 후속 투자와 함께 신규 투자사로 중소기업 은행 등이 합류하는 등 산업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도 순환자원과 관련 산업의 가치 상승과 함께 ‘순환경제’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1월 △순환경제 이행기반 강화 △참여·대체서비스 기반 플라스틱 감량 △온전한 재활용 전환 △불법폐기물·수거거부 원천 방지 등 4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공언했다. 이에 안전성이 검증되고 순환자원으로 인정된 사례가 많은 품목을 선정해 순환자원으로 일괄 고시한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유용한 폐자원의 순환이용을 촉진하고, 관련 산업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환경부는 ‘자원순환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작년 8월 순환자원으로 인정되기 위한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한편, 2020년 기준 세계 순환자원 산업의 규모는 이미 약 5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WM, Renewi 등의 대표 기업이 사업을 지속 확장하며 산업 가치를 증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일찍이 탄소 배출 규제, 재활용품 사용 확대 법안 등의 법안이 발표 및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은 아직까지 순환자원 산업에서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하지만,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순환자원의 가치와 산업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원료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국내 기업이 자동차, 전자,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