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간편결제 주도권 경쟁…매각설도 솔솔
10% 시장 점유율 두고 경쟁하는 유통업계 페이 서비스만 ‘50여종’…현재 과포화 상태
2024-04-11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에 간편결제 서비스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다. 추가 할인이나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충성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고객 가두기(록인, Lock-In) 전략에 주효하고, 사용고객 데이터 확보를 통해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각자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만 50종에 이른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신세계의 ‘SSG페이’, 롯데의 ‘L.PAY(엘페이)’, GS리테일의 ‘GS페이’, 쿠팡의 ‘COUPAY(쿠페이)’, 지마켓의 ‘Smile Pay(스마일페이)’ 등이 있다. 컬리 또한 ‘컬리페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유통업계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유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번 간편결제 서비스를 등록한 고객들은 편리성과 혜택 때문에 이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수수료 절감 효과도 누리고 금융업을 연계한다면 추가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 구매패턴과 같은 빅데이터도 수집해 분석할 수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관련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지만, 현재는 과포화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일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2020년 4009억원, 2021년 55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7232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 통계치까지 더하면 1조원 돌파는 유력시되고 있다. 결제액만 놓고 보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90% 이상을 카카오(점유율 42.4%), 네이버(24%), 삼성페이(24%)가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10% 시장을 두고 유통업계와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하고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그룹(신세계)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쓱페이)와 지마켓 스마일페이 매각설이 불거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쓱페이와 2021년 인수한 이베이코리아 산하 지마켓의 스마일페이를 묶어 경영권을 매각하거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회원 수는 많지만, 회원당 객단가가 낮아 사업 정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매각이 될 수도 있고 검토 후 변동 없이 유지될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 간편결제 이용 고객 수는 스마일페이(약 1600만명), 쓱페이(약 950만명)으로 이용 고객 수가 2550만명에 달한다. 쿠팡(약 2400만명) 다음으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유통업계 최초로 쓱페이를 독자 개발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이마트24 등 신세계그룹 계열 매장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넓혔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2021년 총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통해 사업협력을 맺은 바 있는 네이버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가 보유 중이던 스마일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눈여겨보고 인수전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애플페이에 맞서 토종 사업자들이 M&A로 규모를 키우려는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구매패턴 등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는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자산이라 간편결제 서비스는 미래 승부처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고물가 시대엔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한동안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