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 본격화 …홍익표·박광온 양강 구도

28일 의원총회 열어 '조기 선거' 실시 예정 '친명' 홍익표 "이재명과 내년 총선 잘 준비" '비명' 박광온 "통합 보완재 원내대표 필요"

2023-04-11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당초 5월 초에서 4월 말로 앞당겨져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내부에선 친이재명계(친명계) 홍익표 의원과 비이재명계(비명계) 박광온 의원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3선의 박광온·이원욱·홍익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4선 안규백 의원, 3선 윤관석 의원, 재선 김두관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재는 친명계인 홍익표 의원과 비명계인 박광온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홍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강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계파에 걸쳐 있는 만큼 탄탄한 당내 네트워크로 의원들 간의 스킨십에도 유리하다. 애초 친문재인계로 분류됐던 홍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낙연 캠프 총괄정책본부장을 맡았고, 김근태계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회장도 맡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 시절에는 수석대변인을 지내 '이해찬계'로도 묶인다. 더욱이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인 점도 박 의원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다.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정국'에서 더미래의 당직 개편 요구를 적극 수용하며 비명계의 자진사퇴론을 일축시킨 바 있다. 홍 의원도 당직 개편에 대해 "대표로서 내려놓을 것은 다 내려놓은 것"이라고 호평했다. 홍 의원은 전날(10일)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원들에 의해서 뽑힌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을 잘 준비하는 게 당면 과제"라며 이 대표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다"며 "또 국가적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유능함을 갖고 원내대표직을 수행해야 되기 때문에 친명, 비명 구도에 몰두하거나 돌아볼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의원의 강점은 소통에 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아쉽게 탈락한 박 의원은 일찌감치 재도전을 결정하고 동료 의원들과 꾸준한 스킨십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박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단합해서 내년 총선에 승리하고, 현 정권 실정이나 폭주는 막아내자는 생각은 똑같기 때문에 충분히 의사를 모아가는 과정, 소통이 중요하다"며 "소통에서 강점이 있다. 통합을 이뤄내는 데도 충분히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비명계인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 대표도 '지도부를 단일한 색깔로 구성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더라'는 얘기를 했다"며 "대표와 가까운 분을 찾는 것보다는 약간 결이 다를 수 있지만 통합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가운데 '강성'이라고 평가받는 이원욱 의원도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친명과 비명 간 계파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당 분위기는 이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의원과 박 의원의 단일화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다음 날인 오는 28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당헌·당규는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매년 5월 둘째 주에 개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난해 대선 패배 후 박홍근 원내대표가 일찍 3월에 임기를 시작한 점과 국민의힘이 지난 7일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일정 등을 고려해 '조기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 선거 날짜를 이달 말로 앞당기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