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제3자 변제안, 정의·양심에 어긋나…철회가 바람직"
11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日 전쟁범죄 피해자 권리 박탈 안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는 주변국 '공동조사 기구' 구성 제안
2024-04-11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가 강제 징용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인류의 보편적 정의와 양심에 어긋나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안은 철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주변 국가들과의 공동조사와 국제연대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개선은 동북아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일본 전쟁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제 정세에 대해 "대전환의 터널로 접어들었다. 강대국의 자국이기주의 물결이 범람하는 가운데 각자도생이 지배하는 '지정학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고 평가하며, '국익 중심의 유능한 실용 외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동북아시아의 불안정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고, 미중의 전략경쟁 가속화를 배경으로 갈등 요소들이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한반도는 동아시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교차점이자 미중 경쟁이 충돌하는 최전선이다. 대한민국의 국익은 역내 평화와 안정, 협력 강화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최근에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심화됐다"며 "이러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악화는 대외교역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게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일에 치우친 외교 정책을 지적하며 '포용적 다자외교'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 외교의 기본축이 한미동맹이라는 점은 부연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여기에 더해 중국, 아세안, 유럽 등과도 기후위기, 탄소중립, 한반도 평화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성장한 국력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전략적 자율성을 발휘할 때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산업을 보호주의와 차별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심 현안은 대한민국 경제의 생명인 반도체에 대한 차별을 바로 잡는 것이다.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신청 요건 완화와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규제 유예 연장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북미 간 대화채널 복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낫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며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자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다. 한미동맹도 '진영대결 동맹'을 넘어서서 '평화선도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 조야에서 대북 대화트랙 복원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해법 모색에 양국 모두 조속하게 나서야 한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