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영업자, 빚더미 위기…플랫폼·대기업과 상생 절실
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 돌파 후 상승세 지속 양보 앞세운 협력체계 구축해야 ‘악순환’ 탈출
2023-04-12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위기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앉게 됐다.
자영업자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도움은 현실적인 재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간 영역에서 플랫폼 기업들과의 협업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재무 건전성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부채 뿐만 아니라 다중채무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경제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3고 위기에 늘어나는 부채는 경기 등락에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자영업자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작년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사업자‧가계)은 1000조원을 넘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70.6%(720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체의 56.4%(173만명)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미 한계까지 대출받은 자영업자들이 다른 금융사를 통해 대출을 더 받았다는 뜻이다. 금리도 오를대로 올랐다는 점에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기업 및 온라인플랫폼과 자영업자들의 갈등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 등을 두고 기싸움을 펼쳤다.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사태에 확대된 비대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해야 했다. 온라인 시장에 진출할 경우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마진을 남기기 어려웠다는 상황은 자영업자의 부담만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등 강제성을 지닌 법을 넘어 자율적인 협력으로 갈등을 일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온라인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입점 업체들과 협력에 나섰다면 온플법은 등장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서로 납득할 수준의 양보가 이뤄진다면,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도 자율적인 협력체계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배달의민족, 요기요를 비롯한 온라인플랫폼과 협력해 입점업체들의 비용을 절감해주고 있다.